서울과 수도권 도심에 검은색 벌레 떼가 출몰해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수많은 벌레가 집안으로 들어와 찜통 더위 속에서도 문을 열어 놓지 못한 채 생활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등지에 '러브버그'라는 사랑벌레가 떼를 지어 출몰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밤마다 수백마리가 새까많게 창문에 달라붙고 방충망을 뚫고 들어오기도 한다. 암수가 종일 붙어다녀 사랑벌레 또는 '러브버그'로 불리는 이 벌레는 알을 삼백개씩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좋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 전에 긴급 방역에 돌입했다.
3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사랑벌레가 집 안으로 들어와 피해를 겪고 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도 "더운 날씨에 벌레가 들어올까 봐 창문도 열지 못한다", "아이가 벌레를 보고 너무 무서워한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중고거래 앱에는 사랑벌레를 잡아주면 사례를 하겠다는 글도 등장했다.
사랑벌레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로, 한국에서는 털파리로 불린다. 짝짓기 뿐만 아니라 보통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함께 다녀 영미권에서 러브버그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사랑벌레는 독성도 없고 모기처럼 사람을 물지도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랑벌레가 한꺼번에 떼로 몰려다니다 보니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사는 한 주민은 "요즘 들어 처음 보는 벌레떼가 집 안으로 들어와 몸에 들러붙어 곤혹스럽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사랑벌레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방역을 요청하는 전화가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내부에서도 담당 부서와 전화 연결이 힘들다"며 "최근 감염병관리팀이 곳곳에서 방역하고 있고, 지금도 벌레를 퇴치하러 나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 은평보건소는 사랑벌레 관련 전담팀을 꾸리고 각 동 새마을자율방역단, 자율방재단과 함께 대대적인 긴급 방역에 나서면서 사랑벌레 근원지로 추정되는 봉산, 앵봉산, 이말산을 중심으로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사랑벌레가 올들어 갑작스레 증가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습한 날씨로 인해 개체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통 사랑벌레는 건조한 날씨에 약해 자연 사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 번식기인 6월 말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이어진 것이 중요한 원인으로 손꼽힌다.
비가 내리면서 해충 약을 뿌리는 게 효과가 없어 구청이나 보건소에서 일찍 방역을 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승환 서울대학교 응용생물화학부 교수는 "털파리는 장거리를 날아가는 벌레가 아니다"며 "집단 발생 지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털파리 애벌레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겨울부터 조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파리과인 만큼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사용해 가정에서도 러브버그를 퇴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은평보건소 관계자는 "각 가정에서 파리약을 활용해 우선 퇴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가급적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고 야간에는 커튼을 쳐서 불빛을 차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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