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오후 11시 7분께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오버런·over-run)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지난 23일 오후 6시 35분 출발해 세부 막탄 공항으로 향한 A330-300 여객기(KE631)가 현지 기상 악화로 비정상 착륙했다.
사고가 난 대한항공 여객기는 필리핀 현지 악천후로 인해 3번의 착륙을 시도한 끝에 도착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게 착륙했지만 활주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났다. 해당 여객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객기 바퀴와 동체 일부는 심하게 파손됐다.
승객들은 여객기에서 슬라이드를 통해 긴급 탈출했다. 현지 호텔로 이동한 승객 중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난 대한항공 여객기는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으로 활주로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악천후 속에서 3번이나 착륙을 시도한 여객기는 착륙을 했지만 제동장치 이상으로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활주로 끝에서 250m가량 벗어난 지점에 다행히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당국과 국토교통부는 여객기 브레이크 시스템이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사고 관련 초기 조사에서 여객기를 조정한 기장은 착륙 당시 브레이크 시스템 경고등이 들어왔고, 활주로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레이크 시스템은 앞서 2차례의 착륙 시도 과정에서 고장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 여객기는 악천후 속에서도 2번의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2번째 착륙 실패 후 재이륙하는 과정에서 바퀴에 충격이 가해져 브레이크 유압 시스템이 고장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활주로 상태나 기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세부 공항의 활주로는 1개 뿐이라 이번 사고로 인해 다른 항공기 역시 이착륙이 멈췄다. 필리핀 당국은 이날 오후 2시께 공항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사고 여객기를 옮길 대형 크레인이 없어 운항 재개 시점을 단언할 상황은 아니다. 사고 수습이 늦어질 경우 국내 항공사들은 세부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승객의 귀국을 위해 인근 공항에 항공편을 보낼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정책실장을 반장으로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현지 공관·항공사 등과 연락체계를 구축해 사고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과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이 현지 사고조사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로 세부 공항 활주로가 폐쇄되면서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세부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진에어 항공편이 인근 클라크 공항으로 회항했고, 세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제주항공 항공편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탑승객과 가족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상황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현지 항공 당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조기에 상황이 수습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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