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서 자사 승무원에게 혜택의 일환으로 제공하는 탑승권으로 탑승한 승무원이 유상 고객에게 자리 변경을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 규정상 이와 같은 요구는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승무원은 당당하게 자신의 개인 SNS에 유상 고객의 뒤통수를 촬영해 올렸다고 한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 펨코에 따르면, 한 대한항공 승무원이 비확정 대기 항공권(Standby / ID00, ID95)을 활용해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승무원 자격으로 무상으로 제공받는 항공권을 활용해, 승객으로 탑승한 것이다.
대한항공의 내부 규정상, 승무원 본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인 ID00(운임 100% 할인)나 ID95(운임 95% 할인)는 좌석이 비어있을 때만 탑승이 가능한 조건부 티켓이다.
승무원은 이 항공권을 이용할 경우 유상으로 비용을 지불해 탑승한 승객보다 후순위이며, 언제든지 좌석 배치나 서비스 제공에 있어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또 탑승 시에도 항공사의 이미지를 고려하여 단정한 복장을 착용해야 하는 등 일반 고객과 동일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대한항공 승무원은 당당히 유상 탑승객에게 자리 변경을 요구했다. 조건부 티켓으로 자녀와 함께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는데, 자녀와 동석해 항공기를 이용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유상 탑승객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승무원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두 자녀와 보호자인 승무원의 자리가 떨어져 있었다.
문제가 된 건 그 다음 상황이다. 이 승무원은 자녀와 따로 이동한 게 억울했던지 자신의 SNS에 이와 같은 상황을 공유해다고 한다. 이 SNS에 따르면 이 승무원은 “여행 베테랑 승무원 엄마도 이럴땐 정말 대략 난감”이라며 자리 교체를 거부한 유상 승객의 뒤통수를 촬영해 올렸다.
비판은 빗발쳤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직원 혜택 항공권은 회사에 빈 좌석이 발생했을 때 보조적으로 이용하는 개념”이라며, “탑승이 거부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할인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정당한 운임을 지불한 유상 고객에게 자리 변경을 요구하는 행위는 규정의 근간을 뒤흔드는 월권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유상 고객에게 자리를 양보받아 좌석을 이용하려는 시도는 대한항공 승무원의 도덕적 해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승무원 복지를 위해 유상 고객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더 논란이 되는 건 이 승무원이 대한항공 사무장이라는 점이다. 신입 사원이라면 규정을 잘 몰라 실수할 수 있지만, 대한항공 현직 사무장이 이런 행위를 했다는 거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누리꾼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연차도 있는 사무장이 그런 요구를 하고 SNS에 올리다니 어질어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뒤통수를 촬영당한 고객은 “대한항공 VOC(Voice of Customer·고객의소리)에 글을 남겼다”며 공식 대응을 요구할 의향을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승무원이 비확정 대기 항공권을 활용할 경우 복장 포함 항공권 이용시 준수사항이 있으며 위반시에는 탑승거절 또는 징계대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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