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평균주식보유기간은 8.6개월로 144개국 중 네 번째로 짧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 도입에 대한 회사법적 검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단기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에 집중돼 있다”며,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려면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韓 평균주식보유기간 8.6개월, 싱가포르 27.9개월의 3분의 1
우리나라의 평균주식보유기간이 144개국 중 네 번째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의 주식시장 평균주식보유기간*은 8.6개월로 이탈리아 7.2개월, 중국 7.3개월, 사우디아라비아 8.3개월에 이어 네 번째로 짧았다. 반면 싱가포르의 평균주식보유기간은 27.9개월로 우리나라 보다 3배 가까이 길었다. 이밖에 주요국가의 주식보유기간은 미국 9.7개월, 일본 12.1개월, 영국 14.3개월, 프랑스 18.2개월 등이었다. 한편 2010년부터 2012년 기간 중 평균주식보유기간은 우리나라가 7.2개월로 이탈리아 6.3개월, 중국 7.0개월 다음으로 세 번째로 짧았다.
김수연 한경연 연구원은 “주식보유기간이 짧다는 것은 주주가 회사의 성장보다 단기이익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R&D 등 단기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어려운 사업에 대한 투자가 제한될 뿐 아니라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장기주식보유자에 의결권·배당금 인센티브 제공
한경연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주식의 장기보유를 독려해야 한다”며,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 제도란 예컨대 2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의결권, 이익배당금, 워런트(warrant) 등에 있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되면 장기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장기투자자들의 기업모니터링을 통한 내부통제가 강화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러한 인센티브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사례로는 프랑스를 들었다. 프랑스 전력회사 EDF(Électricité de France)를 비롯해 로레알(L’Oreal), 그룹 세브(Group SEB), 에어 리퀴드(Air Liquide) 등 다수의 프랑스 대기업들은 장기주식보유를 유인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식을 최소 2년 이상 보유한 주주들에게 이익배당금을 가중하고 의결권은 두 배 부여한다.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 도입, 기업 자율에 맡겨야
미국과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 대다수의 국가들은 회사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정관개정을 통해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제도를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회사법상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 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의결권의 경우, 주주평등 원칙에 따른 ‘1주 1의결권 원칙’ 때문에 인센티브 제공이 불가능하다. 이익배당금의 차등지급 역시 정관 변경이나 주주총회 결의로 승인된다 하더라도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또 회사법상 워런트의 개념이 도입돼 있지 않아 인센티브 제공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김수연 연구원은 “주주들의 장기투자로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내려면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제 운용이 가능하도록 회사법이 보다 유연하게 해석·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또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정부의 배당활성화 정책은 배당금 증가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익배당금 등을 인센티브로 삼는 장기주식보유 인센티브제가 효과적인 보완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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