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을 연장한 세입자도 중도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임대인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약갱신요구권이 일반화되면서 임대인들은 계약 기간을 확정적으로 믿지만, 실제 법적 구조는 세입자에게 더 넓은 권리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대표)는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했더라도 불가피한 사정이 생기면 전세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며 “임대인이 갱신만 믿고 자금 계획을 세우다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권을 인정하면서도 직장 이동, 질병, 가족 사정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중도해지를 허용한다. 임차인이 해지를 통보하면 통보일로부터 3개월 뒤 효력이 발생하고, 임대인은 이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반환이 지연되면 전세금 반환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
엄 변호사는 “갱신 직후 예상치 못한 이사 계획이나 근무지 변경으로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요구가 잦다”며 “임대인이 여윳돈이 없으면 반환을 미루게 되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도해지 통지 후 3개월의 유예기간이 있다는 점에서 임대인은 이 기간 안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거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3개월이 길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짧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며 “자금 압박을 피하려면 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차인의 권리는 강화된 반면, 임대인 부담은 커졌다. 전세보증금은 가계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제때 돌려주지 못하면 임대인 역시 재정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엄 변호사는 “임대인은 갱신이 이뤄져도 무조건 2년을 채운다고 생각하면 위험하다”며 “처음부터 반환 가능성을 고려해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차인의 의무도 함께 짚었다. “세입자는 최소 3개월 전에 해지 통지를 하고, 잔여 기간 임대료 정산이나 신규 세입자 인수인계에 성실히 협조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전세 계약에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권리와 의무를 균형 있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엄 변호사는 “전세금 반환 소송은 양측 모두에게 큰 부담”이라며 “사전에 법적 구조를 이해하고 전문가와 상담해 리스크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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