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2000억 원에 경영평가 D등급. 그러나 성과급은 193억 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ESG 대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방만 경영’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KL의 지난해 부채는 2026억 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49.01%, 경영평가는 3년 연속 B→C→D로 하락했고, 청렴도는 4등급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KL은 지난해 임직원에게 성과급 총 193억 원을 지급했다. 기관장은 2538만 원, 상임이사는 1인당 1693만 원, 직원 평균은 1195만 원이었다. 김 의원은 “부채가 2000억 원이 넘고 경영평가가 매년 하락하는 기관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전형적 방만 경영”이라고 지적했다.
GKL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서울 코엑스점, 드래곤시티점, 부산 롯데점 등 3곳에서 영업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임차료만 229억 원, 주차비로 5억 3000만 원을 지출했다. 코엑스점에 144억 원, 드래곤시티점 63억 원, 부산 롯데점 22억 원이 쓰였다.
김승수 의원은 “경기가 어려워 국민은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공공기관이 수백억 원의 임차료를 낸다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런 실적 부진 속에서도 GKL이 지난 8월 ‘2025 대한민국 ESG 대상’에서 사회(S) 부문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했다는 점이다. 이 행사는 민간 기관인 한국서비스산업진흥원이 주관하고,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고용노동부 등이 후원했다. 수상 사유는 ‘고용친화 경영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었지만, 실제로는 경영평가·청렴도 모두 하락세였다.
특히 윤두현 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8개월 만의 일이었다. 윤 대표는 지난해 12월 2일 취임했으며, 윤석열 대통령 임명 → 유인촌 장관 임명장 수여 순으로 절차가 진행됐다. 전임 임재춘 사장의 임기가 2025년 9월까지 남아 있던 점을 감안하면 정권 말기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 대표는 국민의힘 전직 국회의원이자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으로, 카지노나 관광 산업과는 무관한 인물이다.
이에 대해 김병기 한국ESG연구소 대표는 “정치적 인사가 ESG 수상을 이끄는 것은 ESG 핵심 가치인 투명성과 책임성에 반한다”며 “이런 행태가 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취임 후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강조했지만, 실적 개선의 대부분은 상여금 삭감과 기부금 축소 같은 단기 절감 조치에 그쳤다. 내부에서는 일본 에이전트 제도의 불투명성, 특정 라인 중심의 인사, 신사업 부재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채 2000억 원, 경영평가 D등급 기관이 ESG 대상을 받는 것은 제도 신뢰를 무너뜨리는 대표적 사례”라며 “GKL이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말하려면, 먼저 국민 앞에 회계와 경영의 투명성을 공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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