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좌 없는 이용자까지 통보…신용등급 하락 우려 속 ‘시스템 오류’ 해명 논란
대출을 받은 적이 없는 금융소비자들에게 ‘교보증권 신규 대출이 실행됐다’는 알림이 발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교보증권 계좌조차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알림을 받아 명의도용이나 개인정보 유출을 의심하며 불안을 호소했다.
교보증권과 신용정보원은 채권 변경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금융 알림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가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알림 착오로 치부하기에는 파장이 작지 않다.
‘대출 실행’과 ‘신용정보 변경’은 금융소비자에게 가장 민감한 경고 신호다. 실제 신규 대출이나 금전 피해가 없었다는 해명과 별개로, 이런 알림을 받은 순간 소비자는 명의도용이나 금융사기를 전제로 한 최악의 상황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특히 비대면 금융사기와 보이스피싱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금융 알림 한 줄은 사실상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 것은 교보증권과 거래 이력이 전혀 없는 이용자에게까지 알림이 전달됐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 문구 오류를 넘어, 신용정보 연동과 알림 전송 구조 전반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 어떤 기준으로, 어떤 정보가 연결돼 계좌 미보유자에게까지 ‘대출 실행’ 알림이 전달됐는지에 대해 금융권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보증권과 신용정보원은 채권 양수·변경 등록 과정에서 발생한 시스템 오류라며 실제 신규 대출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해명의 형식이 아니라 결과다.
알림을 받은 뒤 계좌를 정지하고, 카드 사용을 중단하고, 신용정보 조회 차단까지 설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시간적·심리적 부담은 고스란히 개인이 떠안았다. ‘피해가 없었다’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다.
여론의 또 다른 핵심은 신용등급(신용점수) 하락 가능성에 대한 불안이다.
대출을 받지 않았음에도 ‘대출 실행’ 또는 ‘신용정보 변경’ 알림이 전송되면서, 실제 신용정보에 불리한 이력이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신용점수는 대출·카드 발급·금리·한도 등 금융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오류 알림 하나가 향후 금융 거래에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신용정보원은 신용도 하락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신용점수가 눈에 보이지 않게 변동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해명만으로는 안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민원이 다수 접수된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 규모와 정확한 발생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조사 결과와 별도로, 오류 알림으로 인해 신용정보에 어떠한 불리한 기록도 남지 않는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명확히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일이 연말 휴일을 하루 앞둔 한 해의 마지막 날에 발생했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당혹감을 키웠다. 금융기관이나 고객센터의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시점에 ‘대출 실행’ 알림을 받으면서, 문제 발생 시 소비자가 혼자 불안을 감내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휴일을 앞두고 괜한 걱정을 안고 연말을 보내게 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알림 발송 시점과 비상 대응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금융 알림 시스템이 소비자 신뢰를 전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드러냈다. 그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기술적 오류 하나가 금융사고에 준하는 파장을 낳는다.
왜 계좌도 없는 사람에게 대출 알림이 전달됐는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 없다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금융 신뢰의 균열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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