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 인사 검증 시스템 전면 쇄신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대통령실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특정 후보자의 낙마로 마무리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판단이다. 1기 내각 인선 과정에서 반복돼 온 인사 검증 부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 본질적인 문제다. 지명 철회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에 걸러졌어야 할 문제가 임명 국면에서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혜훈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보좌진 갑질 의혹, 부동산 투기 및 부정 청약 논란, 자녀 특혜 의혹 등 중대한 문제에 잇따라 휩싸였다. 공직 후보자로서의 자격을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드는 사안들이며, 인사 검증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경실련이 지명 초기부터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해 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번 지명 철회는 문제 제기가 있은 지 상당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내려진 뒤늦은 결정이다.
이 후보자는 오랜 기간 국회의원으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그럼에도 갑질, 재산, 가족 관련 의혹이 사전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반복적으로 공천해 온 정당으로서 국민의힘 역시 인재 검증과 공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만 최종적인 인사 판단과 검증 실패에 대한 1차적 책임은 대통령실에 있다는 것이 경실련의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기 내각 인선 논란 이후 고위공직자 인선을 인사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민정수석실이 인사 검증을 총괄하겠다고 밝혀왔다. 인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보다 철저한 검증을 약속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중대한 의혹을 안은 후보자가 지명 단계까지 이르렀다면, 이는 단순한 실무 착오가 아니라 인사 검증의 의지와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원활하지 않다는 제도적 한계를 지적한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실의 사전 검증 책임을 가릴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경실련은 지적한다. 인사청문회법은 후보자의 학력·경력, 병역, 재산, 세금, 범죄 경력 등에 관한 자료 제출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며, 국무위원 후보자의 경우 대통령 또는 지명권자를 책임 주체로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도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흡 문제는 다시 드러났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의 추가 자료 요구 권한이 제한돼 있고, 후보자가 일정 사유를 들어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구조 역시 검증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 이는 지명 이후의 청문 절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명 이전 단계에서의 검증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허술한 인사 검증 속에서 청문회 무력화와 임명 강행이 반복돼 온 것은 특정 정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 역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채 기존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경실련은 반복되는 인사 실패를 막기 위해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의 제도적 강화를 촉구했다. 대통령실의 사전 검증 결과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고, 후보자의 자료 제출 의무와 허위·불성실 제출에 대한 제재 장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인사권을 제약하려는 요구가 아니라, 인사권이 국민적 신뢰 속에서 행사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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