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저 골프연습장 일괄하도급·비용 전가까지…하도급업체 1억9천 손실
대통령 관저 내 골프연습장 설치 과정에서 계약 체결 이전 선시공과 무신고 공사, 법이 금지한 일괄 하도급 등 현대건설의 위법한 공사 구조가 확인됐다.
이는 감사원이 29일 공개한 대통령 관저 이전·조성 관련 감사 결과를 통해 드러난 내용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관저 내 골프연습장은 공식 문서상 ‘초소 조성’ 공사로 기재됐지만 실제로는 골프 연습을 위한 시설이었고, 허위 공사 명칭을 통해 실제 공사 성격이 은폐됐다.
이 과정에서 관련 부처 승인과 공식 보고 절차가 생략됐으며, 대통령비서실에도 사전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집행 과정 역시 정상적인 공공 공사 절차와 거리가 멀었다. 대통령경호처는 공사에 앞서 현대건설에 계약 체결을 요청했으나, 현대건설은 정식 계약이 체결되기 전에 공사를 먼저 진행했다.
해당 공사는 서울 용산구와의 건축 신고 협의나 착공 신고 등 법적으로 필수적인 행정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이뤄졌다.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라는 국가 핵심 시설에서 계약·신고 없이 공사가 진행된 점을 두고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집행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비서실이 관저의 건물과 토지 관리에 소홀해 골프연습시설이 장기간 미등록·미등기 상태로 유지됐다고 밝혔다.
현대건설과 관련해 감사원이 가장 중대하게 지적한 사안은 공사 전체를 일괄 하도급으로 처리한 점이다.
감사원은 현대건설이 해당 공사를 전부 하도급에 넘긴 사실을 확인했고, 이는 건설산업기본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더 나아가 현대건설은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을 대신 부담하도록 요구했고, 이로 인해 해당 업체는 약 1억9천만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를 원청의 책임 회피이자 위법한 비용 전가 구조로 규정했다.
감사 과정에서 현대건설 상무와 현장소장은 “회사 고문으로 있는 사람의 지시를 받아 공사를 진행했다. 구체적인 내막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현대건설이 어떤 판단과 의도로 해당 공사에 관여했는지는 향후 특검 수사에서 규명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골프연습장 설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것인지, 공사 과정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핵심 참고인인 김 전 경호처장이 현재 수감 상태여서 지시 여부에 대한 명확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김 전 처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골프 연습시설 내부 인테리어 시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확인돼, 윤 전 대통령이 공사 진행 상황을 사전에 보고받았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앞서 제기됐던 국책사업 수주와의 대가성·뇌물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이를 뒷받침할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손해가 나는 소규모 공사를 현대건설이 왜 했는지는 미스터리지만, 뇌물로 볼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관저 내부 시설 관련 서류도 함께 확인했다.
자료에 따르면 관저 침실 인근 ‘반려묘실’에 설치된 캣타워는 173만 원, 히노키 욕조는 1천484만 원, 다다미는 336만 원으로 집계됐다.
대통령 관저 이전 결정 경위와 관련해서는 특별히 확인된 문제는 없었으며, 천공 등 역술인 개입설에 대해서도 이를 확인할 만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경호처에 관여 공무원에 대한 징계 및 조치 방안 마련을 통보했고, 현대건설을 포함한 건설회사에 대해서도 법 위반에 대한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계약 없는 선시공과 무신고 공사, 허위 공사명 사용, 불법 하도급과 비용 전가 등 현대건설이 관여한 공사에서 드러난 위법 구조의 책임 소재는 향후 특검 수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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