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P-1 비만치료제 조사 결과 발표… “복통·구토 땐 즉시 중단해야”
영국 규제당국이 비만·당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과 관련해 급성 췌장염과 사망 사례가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체중 감량 효과만 부각돼 온 이른바 ‘다이어트 주사’에 대해 규제기관이 명확한 위험 신호를 인정한 것이다.
영국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는 29일 GLP-1 계열 약물 사용과 연관된 급성·만성 췌장염 사례 1,143건, 이 가운데 사망 17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MHRA가 부작용 신고와 실사용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도출한 조사 결과다.
MHRA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973건의 췌장염 사례가 접수됐으며, 이 중 807건은 티르제파타이드, 166건은 세마글루타이드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고비와 오젬픽의 주성분이고, 티르제파타이드는 마운자로의 성분이다.
MHRA는 조사 결과를 반영해 사용 지침을 즉시 강화했다. GLP-1 계열 약물 사용 중 지속적인 복부 통증, 메스꺼움, 구토가 나타날 경우 급성 췌장염을 의심해 투여를 즉각 중단하도록 했고, 췌장염이 확인되면 재투여를 하지 말 것을 명시했다.
급성 췌장염은 증상을 놓치거나 치료가 늦어질 경우 패혈증·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사망 위험이 있는 중증 질환이다.
제조사들은 ‘드문 부작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노보 노디스크는 승인된 적응증에 대해 의료진 감독하 사용을 권고했고, 일라이 릴리는 환자 안내서에 급성 췌장염이 드문 부작용으로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규제당국은 사망 사례까지 확인된 만큼, 표현 수위를 넘어 경고와 지침 강화를 선택했다.
이번 발표와 대조적으로 국내 규제 당국의 공식 대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영국은 사망 사례를 공개하고 즉각 지침을 강화했지만,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일한 글로벌 데이터에 대한 별도의 주의 권고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의약품 안전성 정보는 국제적으로 공유되는 만큼, 영국에서 확인된 위험 신호는 국내 환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내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이 비급여·체중 감량 목적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 부작용 관리의 사각지대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MHRA가 경고한 증상들은 일상적인 위장 장애로 오인되기 쉬워 병원 방문이 늦어질 가능성도 크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영국은 조사 결과를 근거로 즉시 행동 지침을 바꿨다”며 “국내에서도 최소한의 안전성 안내와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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