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싸고 맛없는 휴게소 불만에 정부 점검
- 장기 독점·높은 수수료·할인 부재 개선 추진
설 연휴를 앞두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대표적 불만인 '비싸고 맛없는 음식' 문제를 정부가 정조준했다. 이용자 체감도가 높은 가격과 품질, 할인 혜택, 운영 구조 전반을 손보겠다는 방침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현장 점검에 직접 나선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는 최근 오전 설 연휴 대비 현장 점검의 일환으로 경부고속도로 내 한 휴게소를 찾아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날 점검에는 김윤덕 장관이 직접 나서 식당가와 간식 매장, 커피 전문점, 편의점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김 장관은 휴게소 식사 메뉴와 간식류 가격, 제공량을 확인한 뒤 “이 정도 가격이면 휴게소 밖에서 더 품질 좋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커피 매장에서는 음료 가격을 살펴본 뒤 “왜 휴게소 안에는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저가 커피 매장이 잘 보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편의점 운영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김 장관은 “일반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1 할인 상품을 휴게소에서는 찾기 힘든 이유가 무엇이냐”며, 휴게소 서비스 수준이 외부 상권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휴게소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체감 물가’와 ‘혜택 부족’ 문제를 직접 짚은 것이다.
정부는 이번 점검에서 가격과 메뉴 문제뿐 아니라 휴게소 운영 구조 자체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재정 고속도로 휴게소는 공공이 시설을 짓고 민간에 임대하는 방식이 대부분인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장기간 같은 업체가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정 고속도로 휴게소 211곳 중 194곳이 임대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중 53곳은 공개 경쟁입찰 없이 20년 이상 동일 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11곳은 1970~80년대 최초 계약 업체가 40년 넘게 계속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장관은 “일반 상가에서도 드문 장기 임대가 공공시설에서 이어지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단체가 자회사를 통해 운영 중인 구조도 확인됐다. 해당 단체는 재정 고속도로 휴게소 7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2곳은 약 40년간 운영권이 유지됐다. 단체장과 자회사 임원진에 도로공사 출신 고위 간부들이 재취업하는 구조도 이어지고 있다.
김 장관은 “취임 후 이런 운영 구조를 보고받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국민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문제 제기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했다.
입점 업체들의 부담이 큰 수수료 구조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휴게소 내 매장들은 운영업체에 평균 30%대, 일부는 50%가 넘는 수수료를 내고 입점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 같은 다단계·고수수료 구조가 음식 가격 인상과 품질 저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 장관은 “휴게소는 가격과 품질, 서비스에 대해 국민이 즉각적으로 평가하는 공간”이라며 “불편 지적이 반복된다면 운영 구조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휴게소가 ‘비싸도 어쩔 수 없이 들르는 곳’이 아니라, 합리적 가격에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휴게소 운영 구조 개편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며, 수수료 체계, 임대 방식, 경쟁 입찰 확대, 가격·품질 관리 기준 등을 포함한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휴게소를 자주 이용하는 귀성·귀경객과 장거리 운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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