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기술연구소(국보연)가 특정 법무법인에 수년간 소송대리와 법률자문 계약을 몰아주고, 직원을 파견한 기업과 연이어 수억 원대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소장용 안마의자 구입과 고위직 힐링 여행 등으로 방만 경영 논란이 제기된 바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을)이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보연은 최근 10년간 특정 법무법인 한 곳에 송무(訟務) 업무를 집중시켜 총 2억 4,630만 원을 지급했다.
A법무법인은 이 기간 국보연의 소송대리 업무 13건을 맡아 착수금 1억 4,150만 원, 성공보수 1억 480만 원을 받았다. 현재 국보연의 송무와 법률자문 모두 이 법무법인이 담당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특정 법인과의 수임 편중을 방지하기 위해 공개모집과 내부 심사 기준을 운영하도록 권고받고 있다.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관련 지침을 내놨지만, 국보연은 별다른 개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보연은 중소벤처기업부의 ‘공공연구기관 연구인력 파견지원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에 연구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문제는 직원이 파견된 기업과 잇달아 수주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한 의원실에 따르면 국보연은 2021년 6월 설립된 B사에 2022년 12월 연구원을 파견한 뒤, 이 회사와 총 6건, 약 4억 840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설립 6개월 만인 2022년 6월에도 1억 4천만 원 규모 용역을 제한경쟁입찰로 수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민수 의원은 “정보·보안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특정 법무법인에 송무를 몰아주고, 직원 파견 기업과 거액의 계약을 연이어 체결한 것은 기관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소장실 안마의자 구매, 고위직 힐링여행 등 기강 해이 문제가 이미 드러났는데, 이제는 법률자문과 계약에서도 방만 경영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가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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