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는 당정협의회를 열고 불법건축물의 ‘양성화(한시적 합법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소규모 주거용 위반 건축물은 한시적으로 합법 전환을 허용하겠다”면서도 “동시에 불법을 키워온 불합리한 규제를 합리화해 위반 건축물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절차를 서두르기 전에 근본 원인부터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불법건축물은 이행강제금 부과나 철거 대상이다. 불법 여부를 알지 못하고 매입한 선의의 주민은 사실상 재산권을 침해당하는 피해자가 된다.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로 ‘양성화’는 과거 여러 차례(1980·1981·2000·2006·2014년) 도입됐지만, 효과는 미흡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의 불법건축물은 24만185건에 달한다(주거용 11만4,117건·비주거용 12만6,068건). 수차례의 양성화에도 불구하고 불법건축물이 이토록 많이 남아 있는 현실은, 문제의 핵심이 ‘양성화 자체’에 있거나 제도 설계가 근본적으로 잘못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경실련은 21일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에 대해 가장 우려되는 것은 ‘양성화의 역효과’라고 지적했다. 잦은 한시적 합법화 조치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기대를 낳아 오히려 불법 건축을 장려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법을 지키며 집을 지을 때 드는 추가 비용과 절차를 감수해온 이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면, 법 준수를 향한 사회적 합의마저 흔들린다. 법을 어긴 쪽이 결국 ‘면죄부’를 얻는 결과로 귀결된다면 공공질서와 안전은 도리어 약화될 것이다.
따라서 양성화를 검토하기 전 선행돼야 할 조치들이 명확하다. 우선 인허가 과정부터 불법 여부를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불법이 확인되면 즉시 행정처분을 내리고, 철거 의무를 신속히 이행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부동산 거래 단계에서는 매수자가 불법건축물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실거래 확인 의무를 강화하고, 불법 사실을 고의로 은폐한 매도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엄격히 물을 수 있는 벌칙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양성화를 시행하더라도 ‘전면 무상’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일정 비용 부담 또는 개선·안전 보강 조건을 부과하는 등 법을 지킨 이들과의 형평을 고려한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 법 준수가 ‘손해’가 되는 인식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실련 측은 "무엇보다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성급히 제도를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겉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듯 보이지만, 근본 원인을 방치한 채 섣부른 면죄부를 남발하면 결국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불법건축물 문제의 핵심은 ‘사후 처방’이 아니라 ‘사전 예방’과 ‘거래·관리 체계의 확립’이다. 그 출발선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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