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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10년전 대한항공 오발권은 사고 아닌 인격 살해였다”

  • 류근원 기자
  • 입력 2025.12.1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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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10년 전 가수 A씨의 ‘기내 난동’ 사건은 한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낙인을 남겼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다시 들여다보면, 이 사건은 단순한 기내 소동이 아니었다.


국적 대기업 항공사가 저지른 오발권 실수, 그 실수를 덮기 위해 한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 구조, 그리고 잘못된 여론 프레임을 만들어낸 흐름이 결합한 전형적인 희생양 만들기였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한 사람의 명예와 경력이 10년 넘게 흔들렸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단 한 번도 “우리가 잘못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회피였다.


■ “비즈니스석 산 승객에게 이코노미를 두 번… 이것이 과연 우연인가”


사건의 발단은 명확하다. 마일리지로 정당하게 비즈니스석을 예약한 승객에게 대한항공은 이코노미석을 두 번이나 발권했다.


여기서 질문을 던져보자. ▲승객 신원 확인도 제대로 못하면서 국적기를 운영할 자격이 있는가 ▲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반복하고도 ‘단순 오발권’이라고 넘길 수 있는가 ▲그 피해를 승객에게 떠넘기고도 공식사과 한마디 없는 것이 정당한가.


오발권은 한 번이면 실수지만, 두 번이면 업무 무능이자 관리 부실이다. 더구나 그 책임을 연예인에게 전가했다면,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책임 회피다.


가수 A씨는 비행기 출발을 더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 이코노미석을 선택했다.


그러나 여론은 “연예인이 갑질했다”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사실은 무엇인가. 갑질은 대한항공이 했다. 그리고 그 대가를 A씨 혼자 치렀다.


■ “땅콩 회항 여론 속에서 책임을 슬쩍 전가”… 조직적 프레임 의혹


이 사건은 ‘땅콩 회항’ 직후 발생했다. 당시 여론의 화살은 대한항공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확히 그때, ‘연예인의 기내 난동’ 보도가 등장했다.


이 우연은 너무 절묘했다.


그 결과 대중의 관심은 순식간에 다른 방향으로 이동했고, 대한항공은 오너 일가의 갑질로부터 쏟아지던 질타를 피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이 나오는 것이다.


“자사 실수를 감추기 위해 연예인을 방패막이로 삼은 것 아닌가?”


“대중의 분노를 우회시키기 위한 조직적 프레임이 아니었나?”

 

대한항공은 이 사건에서 명백히 이익을 봤고, 가수 A씨는 모든 피해를 떠안았다.


■ “대한항공은 과태료 500만원, A씨는 잃어버린 10년… 이것이 정의인가”


법원은 가수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잃은 것은 돈이 아니라 평판·경력·시간이었다.


반면 대한항공이 받은 처벌은 고작 과태료 500만원. 국적 대기업에게 500만원은 주차 위반 수준의 부담에 불과하다.


하지만 승객 발권을 두 번이나 잘못하는 항공사가 과연 정상인가. 승객 보호 의무를 저버린 대기업이 500만원으로 면죄부를 받은 것은 정의가 아니다.


왜 책임은 항공사가 아니라 연예인에게만 집중되었나. 왜 지금까지 공식 사과 한마디 없는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A씨의 상처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벌금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훼손된 사건이었다.


10년 전 오발권은 A씨의 인생을 뒤흔들었다. 그러나 10년 동안 사과조차 없는 대한항공의 태도는 실수나 과실이 아니라 방치와 회피였다. 

 

국적기를 운영하는 대기업이라면 더 늦기 전에 책임을 인정하고, 잘못을 바로잡으며, 한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10년을 안긴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대한항공의 침묵은 충분히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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