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폴란드 동부 시골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진 사건과 관련해 도대체 누가 이 미사일을 쏜 것인지를 두고 추측이 분분하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등 일각의 의심대로 러시아가 발사한 게 맞는다면 이번 타격이 고의인지, 실수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 등이 보도했다.
이 미사일이 러시아가 쏜 것으로 확인된다고 해도 러시아가 작정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공격했느냐,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와중에 실수로 폴란드를 맞췄느냐에 따라 나토 등 서방의 대응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토 등이 자칫 과잉 대응할 경우 필요 이상으로 위기가 고조돼 9개월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이 미사일을 누가 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우선 우크라이나에 수시로 미사일을 날리면서 폴란드 등 주변국에도 위협을 가해 온 러시아가 가장 먼저 용의선상에 섰다.
폴란드는 미사일 잔해를 보면 러시아제가 확실하다며 주폴란드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방국들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번 일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지전이 서방과 러시아 간 전면전으로 비화할 위험을 내포한 까닭에 서방은 성급한 결론보다는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국방부는 폴란드 정부와 협조하에 사태를 파악 중이며,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번 소식을 보고받고 우방국들과 긴급 회동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됐을 것이라는 성급한 결론을 경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미사일의) 궤적으로 볼 때 러시아에서 발사됐을 개연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일부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현장의 미사일 잔해 사진에서 러시아 미사일을 격추하는 데 사용된 우크라이나 지대공 미사일 S-300 시스템의 흔적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도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에 떨어졌다는 폴란드측 주장 자체를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는 갈등 상황을 고조시키기 위한 폴란드의 '의도적 도발'이라고 주장하며 폴란드 국경을 목표로 한 러시아의 공격은 시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된 현장 조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러시아의 소행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날 미사일이 떨어진 폴란드 프셰보두프 마을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5㎞ 떨어진 접경지역이다. 이곳이 우크라이나 서부 거점 도시인 르비우와 지척에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가 르비우를 겨냥해 쏜 미사일 유탄이 날아갔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러시아는 이날 리비우와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약 100발의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대규모 공습을 재개했다.
G20 정상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상회의 선언문 초안에 합의하자,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에너지 기반시설을 집중 공격하며 무력 시위를 벌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나토의 대응을 시험하기 위해 일부러 폴란드 접경에 미사일을 날렸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스카이뉴스는 "러시아는 지난 9개월간 우크라이나의 이웃 나라들에 대한 타격을 피해 왔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제외한 세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이 과연 우연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나토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기 위해 '사고'처럼 보이도록 꾸며진 의도적 공격일 수 있으며, 이 경우 나토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잉 대응이 위험한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응이 미흡하면 러시아가 더 대담해져 향후 더 도발적인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경우 나토 조약 5조의 집단안보 관련 조항을 발동해 나토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경고해왔다.
나토가 조약 5조의 집단안보 관련 조항을 가장 최근에 발동한 것은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공격받은 2001년 9.11 테러 때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일개 테러 조직이 아닌 핵무기로 무장한 초강대국 러시아라는 점에서 나토 조약 5조 발동과 같은 과감한 결정이 쉽게 내려지진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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