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 경북 영주기독병원에서 발생한 산모 사망 사건이 지역 분만 취약지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파장을 키우고 있다.
본지는 사건 직후 ▲혈액 부족 ▲마취과 전문의 부재 ▲응급 전원 연계망 실패 등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사실과 다른 과도한 비난”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은 일정량의 혈액을 비축해야 한다. 그러나 ‘탄력적 운영 가능’이라는 단서 조항이 허점으로 지적된다. 영주기독병원은 혈액 폐기율을 이유로 매일 2팩만 공급받았고, 사고 당일 수혈 가능한 혈액은 이미 소진된 상태였다. 유족은 이를 두고 “예견된 인재(人災)”라 비판했지만, 병원은 “혈액 수급은 전국적 한계가 있는 구조 문제”라며 직접적 과실을 부인했다.
전문의 부재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팽팽하다. 유족은 “마취과 전문의가 없어 긴급 제왕절개조차 어려웠다”고 주장했지만, 병원은 “마취 인력이 있었고 정상 분만이 이뤄졌다”며 반박했다. 이어 “사망은 출산 이후 예기치 못한 대량 출혈에 따른 불가항력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산모의 상태가 악화되자 상급병원 전원이 시도됐지만, 119·보건소·대학병원 간 실시간 협의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구조적 허점이 반복된 사례”라고 지적한다. 반면 병원은 “즉각적인 전원 시도가 있었으나 지역 의료 한계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단일 병원의 문제라기보다 제도 전반의 관리 부실이 드러난 사례라는 평가가 많다. 응급 대응 역량 점검보다 보조금·시설 중심의 형식적 관리가 반복돼 왔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혈액 비축 의무 강화 ▲전문의 교차 파견 ▲응급 전원 시스템 법제화 ▲인구소멸지역 수가·가산수당 확대 등을 대책으로 제시한다.
숨진 산모의 남편은 정부 청원을 통해 “아내는 이제 없지만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반면 병원 측은 “사망은 불가항력적 사고였으며 사실과 다른 과도한 비난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본지는 이번 사건의 제도적 책임을 묻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영주시에 질의했으나 공식 답변은 받지 못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제도의 구조적 허점 ▲병원 대응의 적절성 ▲불가항력 논란이 맞물린 복합적 사안으로 남게 됐다. 제도 개편 없이는 동일한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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