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 위치한 호반써밋송도오피스텔이 여름철마다 치솟는 공동전기료 문제로 시공사 호반건설을 상대로 법적 다툼에 나섰다.
주민들은 인근 단지 대비 2배 이상 비싼 전기료가 부과돼 피해를 본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시공사 측은 “설계대로 시공했을 뿐 하자는 없다”며 맞서고 있다.
관리단에 따르면 2023년 3월 준공된 이 오피스텔(3개 동, 851가구)은 입주 이후 여름철마다 전기료가 급증했다.
올 8월 공동전기세는 1억1330만 원, 7월 9968만 원, 6월 2159만 원이 부과됐다. 지난해에도 8월 1억1770만 원, 7월 1억608만 원, 6월 7356만 원이 나왔다. 반면 인근 A오피스텔(1242가구)의 2023년 8월 전기료는 5237만 원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입주민들은 원인으로 냉동기 설비 구조를 지목한다. 이 단지는 가구별 개별 에어컨 대신 6대의 냉동기를 통해 냉동수를 공급하는 중앙식 냉방 방식을 채택했는데, 통합 운전이 불가능해 여름철에는 6대가 동시에 가동된다.
전문업체 분석 결과, 동별로 나눠 통합·분리 운전이 가능하도록 개선하면 여름철 전기료가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주민들은 또 “냉동기 6대가 직렬로 묶여 한 대가 고장 나면 전체가 멈추는 구조”라며 설계 자체의 비효율성을 지적한다.
실제로 한 입주민의 7월 관리비 고지서를 보면 공동전기료 24만8200원, 공동수도료 4790원, 공동열요금 3만5710원 등 냉방 관련 요금만 28만8700원에 달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설비 하자”를 주장하며 관리비 납부를 거부했고, 관리사무소와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시행사인 인천송도엠투피에프브이는 이미 2024년 4월 청산됐고, 호반건설은 “하자가 아닌 설계 문제”라며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관건은 냉동기 운전 구조가 ‘설계상 결함’(하자)인지, 단순한 운영·관리 문제인지다. 법원은 전문 감정을 통해 에너지 부하 곡선, 제어 로직(BMS), 시운전 성적서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하자로 인정된다면, 호반건설은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뿐 아니라 향후 공사 현장 전반에 대한 신뢰 타격도 피하기 어렵다.
반대로 호반 측이 주장하는 대로 “설계대로 시공했을 뿐”이라는 결론이 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이 떠안게 된다. 이미 시행사가 청산된 상황에서, 책임 공백 문제가 재차 부각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오피스텔의 냉방비 문제가 아니다. 국내 주요 건설사 가운데 하나인 호반건설이 그간 반복적으로 지적받아온 투명성·하자 책임 회피 논란이 다시 드러난 사건이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분양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건설사·시행사·관리 주체 간 책임 구분의 법적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
본지는 호반건설 측에 이번 사안과 관련한 입장을 요청하고자 여러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은 없었고 회사쪽 일반 문의 조차 연락이 힘들었다 .
BEST 뉴스
-
김건희 ‘판도라 폰’ 공개되자… 도이치 공범 이준수 추적, 행방 묘연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가 공개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숨은 인물’로 지목돼온 56세 이준수 씨의 실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 -
가평 크리스탈밸리CC서 카트 추락…70대 근로자 사망
18일 오후 1시경 경기도 가평군 상면 대보리 소재 크리스탈밸리 컨트리클럽(CC) 내 도로에서 작업용 카트가 5미터 아래로 추락해 70대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즉시 구조에 나섰으나, 두 사람 모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 -
매크로 예매는 불법인데… 티켓베이는 왜 처벌받지 않나
티켓구매 (CG) [연합뉴스TV 제공] 프로야구와 인기 가수 공연 티켓을 자동 프로그램(매크로)으로 대량 예매해 되판 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경찰은 최근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로야구 입장권을 무더기로 예매한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초당 수백 회 클릭... -
매출 3억 원 하렉스인포텍, 2조8천억 홈플러스 인수?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 인수전에 ‘하렉스인포텍’이라는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억 원에 불과하고, 직원 수도 20명 남짓한 소규모 비상장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2조8천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내세우며 홈플러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 -
투썸플레이스-포르쉐 케이크, ‘환불불가’ 논란 확산
투썸플레이스가 글로벌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와 협업해 출시한 ‘포르쉐 911 케이크’가 환불 및 교환 불가 정책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포르쉐 911 케이크’ 사진=투썸플레이스 제공 10월 한정으로 판매된 이 제품은 포르쉐 911의 디자인을 형상화한 패키지와 케이크 형태... -
삼성화재, 한방병원 100여곳 상대로 ‘무차별 소송’ 논란
서울 서초구 삼성화재 강남사옥 앞이 또다시 항의 현장이 됐다. 지난 23일 대한한방병원협회(한방병협)는 ‘무차별 소송 남발, 삼성화재 규탄 제2차 항의집회’를 열고 “삼성화재 만행, 이재용이 책임져라”, “환자 치료 방해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본사 앞을 에워쌌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