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통신사 전기료 전액 보상 전수조사 착수…“수백억 주민 관리비로 전가”
아파트와 빌라, 상가 등 건물 공용부 전기가 통신사와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에 의해 장기간 무단 사용돼 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부가 전액 보상을 위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입주민들이 알지 못한 채 관리비로 부담해 온 공용전기료가 수백억 원대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LG헬로비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참여하는 ‘인터넷 분배기 전기료 미지급 실태조사 TF’를 구성하고, 현장 조사를 통해 무단 사용 실태를 전수 파악한 뒤 그동안 부과된 전기료를 전액 보상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파트·빌라·상가 공용부에는 인터넷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통신 분배기가 설치돼 있다.
이 장비들은 24시간 전력을 사용하지만, 상당수 건물에서 별도의 전기 계량이나 정산 절차 없이 공용전기에 연결돼 왔다. 그 결과 전기요금은 관리비 항목에 포함돼 입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돼 왔다.
입주민들은 해당 장비의 전력 사용 사실조차 알지 못한 채 수년간 요금을 부담해 왔고, 어느 건물에서 얼마만큼의 전기가 사용됐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도 이뤄지지 않았다.
관련 문제는 과거부터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통신사들이 실질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서 10년 넘게 방치된 구조적 문제로 남아 있었다.
실제 통신사들이 사용하는 공용전기 규모는 결코 적지 않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전력에 건물주 명의로 지급된 공용전기 사용금액은 KT 421억 원, SK브로드밴드 296억 원, LG유플러스 197억 원, LG헬로비전 121억 원에 달한다.
이는 통신 분배기 등 공용 통신설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전기요금 가운데 정상적으로 계량·정산된 금액만 집계한 수치로, 별도 계량 없이 공용전기에 연결돼 관리비로 전가된 무단 사용 전기료는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 안팎에서는 “실제 주민들이 부담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규정상 통신사들은 분배기에 개별 계량기를 설치해 한전에 직접 전기요금을 납부하거나 건물 주민들과 ‘통신설비 설치 및 인입 동의서’를 체결해 매달 전기요금을 정산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공용전기료가 관행적으로 관리비에 포함되는 구조가 굳어졌고, 일부 건물에서는 관리 주체조차 특정되지 않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TF는 지난달 11일 공식 출범했으며, 출범 이후 서울·인천·수원·김포 등 수도권 18개 행정동, 약 1,500개 건물을 대상으로 시범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관리사무소 유무, 공용전기료 납부 담당자 확인, 분배기 설치 현황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현재 해당 건물 출입구에는 ‘통신 공용설비 현황 파악 조사’ 안내 공문과 QR코드가 부착되고 있으며, QR코드를 통해 온라인 양식에 건물 정보와 담당자 인적사항을 입력하면 통신사 확인을 거쳐 그동안 무단으로 부담된 전기요금을 환급받는 절차가 진행된다.
통신사들은 특히 관리사무소가 없는 소규모 빌라·상가에서 관리 공백이 반복돼 왔다고 해명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빌라 대표나 특정 입주민이 공용전기료를 맡다가 담당자가 바뀌면 정보가 누락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주민 동의 없이 공용전기를 사용하고, 그 비용을 관리비로 전가한 구조 자체에 대해 사업자의 관리 책임을 방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과기부는 TF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표준 가이드라인과 체크리스트를 마련한 뒤, 전국 단위 전수조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파악한 데이터를 통합·공유하고, 후속 TF를 통해 보상 절차를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전액 보상 원칙 아래 조사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통신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보이지 않는 비용’이 장기간 주민들에게 전가돼 온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단순 환급을 넘어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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