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기업 GfK에 따르면 코로나 기간 큰 성장세를 보였던 가전 시장은 2021년에 정점을 찍고 2022년 10%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의 대표 가전제품 27개를 기준으로 분석한 것으로, 주요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포함한 수치다(매출 금액 기준).

2020년과 2021년, 코로나로 이례적 성장을 기록한 가전 시장은 2022년부터 엔데믹과 함께 코로나 특수가 사라지며, 기저 효과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에 더해 코로나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고물가로 가계 지출 부담과 경기 침체 예상이 커지면서, 급속히 냉각된 소비 심리가 경기 민감도가 높은 내구재인 가전제품 시장을 더 크게 위축시켰다.
특히 상반기 -5%의 다소 완만한 하락을 보였던 시장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기준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최종 소비자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한 2022년 하반기에 더 크게 하락, 2022년 하반기에는 -16%의 성장률(2021년 하반기 대비)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더불어 이태원 사건의 추모 분위기로 유통사들의 연말 대형 할인 행사들이 대폭 축소되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군별로 보면 엔데믹으로 시장이 회복한 카메라/Imaging을 제외한 모든 제품군(IT, 대형가전, 생활가전, 주방가전)이 2021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한 제품군은 대형 가전으로, 2021년 대비 1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 가운데서도 판매 단가가 높고, 교체 주기가 긴 대형가전제품들이 코로나 시기에 보복 소비 등으로 교체 수요가 미리 앞당겨 일어난 영향이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또 부동산 경기 악화로 주택 매매와 이사가 감소한 영향도 대형 가전 수요를 하락시킨 원인으로 작용했다.

가전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은 꾸준히 성장해 오던 온라인 채널(오픈 마켓, 소셜 커머스, 종합몰, TV홈쇼핑)의 성장률마저 떨어뜨렸다. 2022년 온라인 채널 성장률(2021년 대비, 매출 금액 기준)은 -3%, 오프라인(가전 전문점, 대형 마트, 백화점)에서의 판매 성장률은 -16%를 기록하며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꾸준히 이동하는 소비 트렌드에 따라 온라인 채널은 오프라인 채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전체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의 비중이 45.9%로 2021년 대비 3.4%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fK 유통서비스팀의 신혜미 연구원은 “엔데믹과 함께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안에 따른 소비 감소로 가전 시장은 2022년에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9년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시장은 코로나 이전보다 5% 증가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하락 속에서도 코로나 이후에 변화된 소비자의 니즈와 라이프 스타일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으며 시장을 유지하는 제품들과 브랜드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2023년에도 고물가가 현재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시장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주방가전처럼 고물가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는 카테고리들도 존재하고, 고물가에 영향을 덜 받는 소득이 높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 등으로 브랜드들이 성과를 낼 기회는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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