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도 작아 보이게 만드는 풀사이즈 픽업, GMC 시에라 드날리를 마주한 순간 ‘차가 아니라 최상의 포식자인 맹수’가 떠올랐다.

웅장한 전면 크롬 그릴에서 뿜어져 나오는 존재감은 주차장에 세워두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끌었다. 흥미롭게도 이 차 앞에서 고개를 돌리는 건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았다. 마치 힘의 상징을 확인하려는 듯한 눈빛 말이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의 감각도 특별했다. 전동 스텝을 밟고 한 발 내려오는 하차감은 독특하다. 도심 속에서 경차를 타며 느꼈던 ‘위협운전’의 압박감은 사라진다. 주변 차들이 스스로 비켜주는 듯한 여유가 생기고, 규정속도를 지켜 달려도 시비 걸 사람이 없다.
높은 시트 포지션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색다르다. 키 큰 사람이 보는 시야가 이런 것일까. 처음엔 주차선이 비좁게 느껴졌지만, 하루 정도 몰아보니 금세 적응됐다.

다만 주차장 환경은 여전히 숙제다. 국내 주차 공간은 이 거대한 차체를 온전히 품기엔 부족하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도심지에선 서로 민폐가 될 성 싶다. 역시 야수는 야생에서 자라야 한다.
시승 중 서울에서 청주까지 국도와 고속도로를 오가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했더니 평균 연비는 9.9km/L. 덩치를 생각하면 꽤 준수한 수치다.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 2열은 골프백을 세로로 세워둘 수 있을 만큼 여유롭다. 비가 오는 날이라 골프채를 짐칸 대신 실내에 두었는데, 공간 부족이란 단어는 이 차와는 거리가 멀다.
차량 조작은 직관적인 버튼식이 대부분이지만,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무선 안드로이드오토가 지원된다. 절묘한 조화다. 픽업트럭 본연의 본능도 충실하다. 4톤의 견인 능력을 갖춰 캠핑 트레일러나 보트를 끌기에 제격이다. 세컨카로 캠핑·레저 용도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처음 운전할 땐 엄청난 덩치와 시선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시승을 마치고 차를 반납하는 순간 든든한 보디가드와 작별하듯 묘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게 바로 ‘시에라 드날리의 존재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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