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업 수준의 경영공시 의무화…투명성 강화로 금융사고 예방 기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상식 의원(용인갑)이 26일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새마을금고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행정안전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새마을금고는 전국에 1200여 개 지점을 두고, 총 자산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대형 금융기관이다. 그러나 그간의 공시는 홈페이지에 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 등 최소한의 서류만 형식적으로 올리는 수준에 그쳤다. 은행업에 준하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공적 감시 기능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허술한 공시 체계 탓에 최근 몇 년간 대형 금융사고가 반복되며, “행정안전부의 감독이 실효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로 일부 금고에서는 임직원의 횡령·배임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지역 단위 금융 불신으로까지 확산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경영공시 사항을 대통령령에서 법률로 격상해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고, △경영상태나 재산 등 건전성에 중대한 변동이 발생할 경우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또한 주무부 장관이 경영상태 개선 조치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해 공시제도의 실효성을 높였다.
즉, 은행업 감독규정 수준의 투명성을 새마을금고에도 요구하는 셈이다. 이상식 의원은 “국민 신뢰는 사후 감독이 아니라 투명한 사전 정보공개에서 출발한다”며 “재무정보가 제대로 공개돼야 국민의 선택권이 보장되고, 행안부도 책임 있게 관리·감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 발의 배경에는 ‘연쇄 금융사고’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에서 거액의 횡령·부실 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앙회 내부 통제와 행안부 관리 능력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자산 규모는 은행급인데, 규제와 감독은 조합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금융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는 은행과 달리 행안부 소관이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직접 감독망에서 벗어나 있다”며 “사각지대에서 터지는 사고를 막으려면 이번처럼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입법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행정안전부 역시 대응에 나섰다. 이상식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정부합동감사로 27개 금고를 점검했고, 별도로 100개 금고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 중이다. 이 중 현재까지 47개 금고 점검을 마쳤다.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새마을금고의 재무 정보 공개가 은행권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금융사고 예방뿐 아니라, 국민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지역 금융기관으로 새마을금고가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단순한 제도 보완이 아니라, '새마을금고를 은행급 신뢰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 -
DL건설, 추락사고에 ‘초강수’…대표부터 현장소장까지 80여명 일괄 사표
공사장 사고 일러스트-연합뉴스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하자, DL건설이 사실상 ‘전사 해체’에 가까운 초강수 조치를 내렸다. 대표이사부터 최고안전책임자(CSO), 임원진, 팀장, 현장소장까지 80여명이 줄줄이 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