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뷰티가 다시 한 번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4년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2025년 들어서도 매월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와 중동, 유럽 등으로 수출 시장이 확대되며 한국 화장품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의 급성장 구조를 두고는 다양한 시각이 제기된다. 일부 기업의 경우 매출원가율이 낮고 마케팅 비중이 높은 구조가 장기적으로 얼마나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뷰티 대표 상장사인 에이피알의 올해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24.1%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비제조업 제외) 가운데에서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는 993억 원, 판매수수료(인플루언서 인센티브 포함)는 831억 원으로 총 1,824억 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원가(1,431억 원)를 400억 원 가까이 상회하는 수치다.
제품 생산보다 마케팅과 유통에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구조로 분석된다. 물론 이는 화장품 산업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모델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에이피알을 비롯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 대부분은 자체 공장 대신 ODM·OEM 형태의 외주 생산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한국화장품제조 등 주요 제조사가 생산을 담당하며, 브랜드사는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제조 주체와 품질 관리 체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궁금증이 제기되기도 한다. 다만 업계 측은 “국내 ODM 업체들의 품질 관리와 기술 수준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며 “브랜드별 검증 절차도 철저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일부 제품의 중국 등 해외 생산 구조 역시 시장의 관심 대상이다. 중국 생산은 원가 절감과 공급 효율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위조품 유통과 품질 관리 리스크가 함께 존재한다. 최근에는 중국·홍콩에서 제조된 모방 제품이 해외 온라인 시장에 등장하며 일부 브랜드가 소비자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생산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해외 제조 파트너와의 품질 관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K-뷰티가 단기적인 호황을 넘어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광고나 인플루언서 중심의 마케팅 비용에 의존하기보다, 제품 본연의 품질과 기술력으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 원료의 차별성이 뚜렷한 기업일수록 불황기에도 시장 충성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마케팅 예산이 크지 않더라도 품질과 진정성으로 소비자 반응을 얻고 있는 인디 브랜드나 고기능성 중소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투자 확대도 필요하다. 이런 브랜드들은 SNS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입소문을 만들며 ‘조용한 실력파’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고기능성 비건 화장품, 클린뷰티, 더마 코스메틱 등 신흥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브랜드는 마케팅보다는 연구개발과 품질에 집중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다양한 지원과 투자가 뒤따른다면 K-뷰티 산업 전체의 체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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