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실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0분쯤 서울 광화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특검에 직접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수사 종료 시한을 불과 8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 조사라는 점에서 사실상 마지막 조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복수의 핵심 혐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우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 특정 인물의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여론조사 무상 제공이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하는지, 공천 개입이 실제로 있었는지, 두 사안 사이에 대가성이 성립하는지가 수사의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또 하나의 축은 김건희 여사의 금품·선물 수수 의혹과 윤 전 대통령의 공모 여부다. 특검은 김 여사가 이우환 그림, 금거북이, 명품 시계와 목걸이 등을 김상민 전 부장검사,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서성빈 씨,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등으로부터 받은 뒤 공직 임명이나 사업상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인지하거나 묵인했는지, 나아가 공직 권한을 활용해 대가성 조치를 했는지가 핵심 판단 대상이다. 배우자 개인 비리를 넘어 대통령 권한이 동원된 공모 관계가 성립할 경우 사안의 중대성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대선 당시 허위사실 공표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윤 전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와 관련해 손실을 본 것처럼 발언했는데, 특검은 해당 발언이 사실과 다른 내용인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선거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져보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 여부가 쟁점이 된다.
이번 조사는 수사 일정 측면에서도 이례적이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 7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시도하며 강제구인까지 추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무산된 바 있다.
결국 수사 기간 대부분이 소진된 뒤에야 첫 대면조사가 성사된 셈이다. 남은 기간이 촉박해 추가 소환이나 보강 조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알지 못했고, 공천이나 인사 과정에서 청탁이나 대가성 거래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진술 신빙성과 객관적 증거를 대조하며 공모 관계 성립 여부를 가리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여사와 연루된 의혹 전반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전직 대통령의 사법적 책임 범위를 가르는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특검팀은 남은 수사 기간 동안 조사 내용을 토대로 추가 혐의 적용과 기소 여부를 최종 검토할 방침이다. 수사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이번 조사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정치권과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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