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시장 1위 사업자인 오비맥주가 국세청으로부터 법인세 등 1000억 원 안팎의 세금 추징을 통보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단일 기업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규모다.
단순한 세무 해석 차이를 넘어, 관세포탈 의혹과 비용 처리 관행, 해외 배당 구조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투입해 오비맥주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법인세·부가가치세 등 내국세 전반에서 대규모 탈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징 규모는 900억 원대 후반에서 1000억 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오비맥주는 “부당한 과세”라며 불복 절차를 예고했다.
문제의 핵심은 관세포탈 사건과의 연결고리다. 앞서 검찰은 오비맥주 임직원들이 퇴직자 명의의 중간 업체를 활용해 맥아를 수입하면서 관세 부담을 회피하고, 그 이익 일부를 되돌려받는 방식의 페이백 구조를 운영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관세뿐 아니라 법인세·부가세 등 내국세까지 누락됐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관세 회피가 단발성 행위가 아니라 조직적·지속적 거래 구조였다면, 세금 추징은 물론 형사 책임 논의로까지 번질 수 있다.
또 다른 쟁점은 광고선전비 등 비용 처리다. 주류 업계 특성상 거래처·음식점 대상 판촉비 집행이 잦은데, 이 비용이 세법상 손금 인정 요건을 벗어났는지가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관행”을 주장하지만, 세무당국은 위장 비용 처리 또는 과다 계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여기에 해외 배당 구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비맥주는 글로벌 맥주 대기업 'AB InBev'의 한국 법인으로, 과거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모회사로 배당해 왔다.
일부 연도에는 영업이익 대부분을 배당해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됐고, 이번 조사에서도 배당 정책과 세무 구조의 적정성이 함께 검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추징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는 반복성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과거에도 2013년 약 1600억 원대, 2020년 약 400억 원대 세금 추징을 받은 전력이 있다.
대기업 가운데서도 유사한 세무 리스크가 주기적으로 재현된 셈이다. 시장 1위, 사실상 ‘국민 맥주’를 판매하는 기업이 세무 리스크 관리에 구조적 결함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오비맥주는 “세법 해석상 이견이 있다”며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 등 불복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추징 규모와 사안의 성격상 행정 다툼을 넘어 형사 수사와의 연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관세포탈 사건의 사법적 판단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추가 과세·가산세 또는 책임 범위 확대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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