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에서 코스피가 장중 5% 이상 폭락하면서 약 8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글로벌 증시 전반이 침체한 상황에서 저가매수를 하는 움직임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의 인기가 높다. 1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들은 9조8564억원을 순매수했다. 동시에 외인들이 7조9543억원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의 기미가 없다. 개인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이달 초 5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을 때만 해도 "금방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며칠간의 반등 이후 다시 내림세다. 급기야 이날 장중 5만원대까지 붕괴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실적이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2분기 디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추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연이은 주식 급락에 주식을 사는 또 하나의 부류가 있다. 재계 오너들도 주식 매입에 나섰다. 주가 급락 상태에서 오너의 주식 매입은 주주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고 책임경영 명분까지 쌓을 수 있어서 1석2조다. 또한 주식을 싼 가격에 매입하면 그만큼 향후 승계작업에 도움이 된다는 의도도 숨어있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그룹의 오너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지난 6일과 9일 그룹내 지주사인 (주)GS 보통주 3만4133주를 장내매수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무도 지난 9일 (주)GS 보통주 3만2000주를 장내매수했고,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인 허준홍 대표도 지난달 2차례에 걸쳐 10만주를 매입했다.
LS그룹 오너가 역시 주식을 매입했다.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아들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지난 10일 (주)LS 보통주 2500주를 매수했다. 지분매입이 활발한 인물 중 하나는 구동휘 LS 전무다. 구 전무는 구자열 회장의 아들로, 지난 10일 (주)LS 보통주 1000주를 매수했다. 구 전무는 (주)LS 주식 7600주를 소유하면서 지분율 2.36%까지 끌어올렸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도 지분 매입에 나섰다. 이 부사장은 이달 들어 지난 4일, 5일 세아제강지주 보통주 5834주를 장내매수했다. 지분율도 지난달 20.67%에서 20.82%으로 올랐다. 이 부사장은 창업주 이종덕 명예회장의 장손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와는 사촌간이다.
동화약품의 오너4세인 윤인호 전무도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윤 전무는 지난 11일 자사주 3만9325주를 장내매수했다. 지분율은 1.40%. 윤 전무는 아버지인 윤도준 동화야품 회장, 삼촌인 윤길준 부회장에 이어 개인 주주로는 3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주가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회사도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5일 자사 보유 주유소 매각대금으로 유입된 1조3321억원 중 1000억원을 들여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 주가는 지난해말 6000원에서 현재 5000원을 밑돌고 있는 상황으로 주가부양 측면이 강하다.
자사주 매입 명분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다. 오너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자사주 매입이 오너가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만큼 승계 과정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주식을 직접 증여하기보단 주가 하락시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면 그만큼 지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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