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소독에 'PPED' 소독제를 사용하면 최근 병원내 감염으로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lostridiodes difficile) 감염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용도에 맞는 소독제로 철저히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 치명적인 원내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감염 저널’(Journal of Hospital Infection) 최근호에 실린 일본의 아이치 의과대학 다쿠미 우메무라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PPED(소독제)를 사용한 병동 청소와 카바페넴(항생제)을 처방한 치료일수 감소는 병원 내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률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설사를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이라는 세균을 잡기위해 카바페넴ㆍ플루오로퀴놀론 등의 3세대 항생제나 세팔로스포린 등 4세대 광범위 항균제의 오남용 처방을 하다보면 세균에 내성이 높아서 페니실린 계열의 1세대 항생제로 좀처럼 치료가 안되는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원내 감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쿠미 교수는 논문에서 “병원의 적극적인 의료관련 감염예방관리는 병원 내성균인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 위험을 낮준다”며 “PPED는 일본의 많은 병원에서 다제내성 세균ㆍ노로바이러스(식중독 유발)ㆍ사스(SARS) 감염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소독제”라고 소개했다.
다쿠미 교수와 연구팀은 2014년 7월∼2018년 3월까지 5년간 일본 아이치의 도세이종합병원에서 PPED로 항균 관리의 효과를 연구했다. PPED 사용량을 2배가량(84.0→135.7) 늘린 기간엔(2015년 7월∼2018년 3월)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의 병원감염률이 PPED 사용을 늘리기 전(2014년 7월∼2015년 6월)보다 절반(13.5→6.9)으로 감소했다. 다제 내성균(여러 항생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세균)ㆍ그람음성 세균 치료의 최후 항생제로 통하는 '카바페넴'의 처방을 줄이는 것도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의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냈다.

영국의 의학 전문지 ‘BMC 감염병’(BMC Infectious Diseases) 최근호는 미국 학자의 연구 논문을 인용해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자의 퇴원 30일 후 재입원율은 28.3%로, 비(非)감염자의 19.5%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퇴원 180일 후 재입원율도 감염자(51.4%)와 비감염자(38.8%) 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자의 퇴원 7일 후 사망률은 3.7%로, 비감염자(2.0%)의 1.5배 이상이었다. 180일 후 사망률도 감염자(20.5%)가 비감염자(12.0%)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자는 비감염자보다 입원 기간이 더 길고, 총 치료비도 더 많이 들었다.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은 미국 질병 관리통제센터(CDC)가 긴급 공중 보건 위협으로 지정한 질병이다.
미국에서만 매년 약 45만3000건의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 사례가 발생한다. 병원 환경이 열악하거나 65세 이상이거나 과거에 같은 세균 감염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에게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발율은 5~50%로 평균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 등 의료관련 감염(Healthcare-Associated Infection)은 입원뿐만 아니라 외래진료를 포함해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행위와 관련된 감염을 가리킨다. 이는 병원근무자 등 관련 종사자들의 감염까지 포함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노인과 만성 퇴행성 질환ㆍ면역 저하 환자 등 감염에 취약한 인구의 증가로 의료관련 감염 발생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관련 감염은 입원 환자의 5∼1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요로감염ㆍ혈류감염ㆍ폐렴 순으로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병원에서 혈액ㆍ체액ㆍ분비물ㆍ배설물로 오염된 환경표면은 즉시 소독, 환자 주변 표면은 매일 소독, 접촉이 빈번한 표면은 자주 소독해 원내감염을 예방할 것"을 권장했다.
박진희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소독제는 인증제품을 그용법에 맞게 사용하고, 소독제를 분무하지 않는 것이 원칙(에어로졸 발생 최소화)”이며 “손잡이ㆍ침상ㆍ난간ㆍ엘리베이터 버튼ㆍ화장실 변기ㆍ전화기ㆍ키보드ㆍ정수기 등 손이 많이 닿는 곳 중심으로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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