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확장 공사가 ‘설계변경·공사비 지연’ 논란 속에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공사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이 이어지면서 시공사와 발주처, 감리사 간 책임 공방이 불거졌지만, 전체 감리를 맡아온 희림건축은 최근 리모델링·확장 계약에서 다시 이름을 올렸다.
애초 ‘국제 허브 공항 도약’을 내걸고 추진된 2터미널 확장 공사는 지난해부터 수차례 설계가 바뀌었지만, 공사기간 연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공사들은 무리하게 공기를 맞추려다 설계도와 다른 방식으로 시공했고, 철근 배근 등 핵심 공정에서 자재 투입량이 불어나면서 공사비 산정에 혼선이 생겼다.
하도급 업체 상당수가 인천 지역 건설사인 만큼, 공사비 미지급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역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남동구)은 “무리한 개항 일정에 맞춘 설계·시공 강행이 문제”라며 인천공항공사의 책임을 지적했다.
전체 감리를 맡은 희림건축의 역할도 논란의 핵심이다. 희림이 설계와 다른 시공을 인지했는지, 묵인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설계도면과 다른 시공이 있었다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일 주체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고 본다. 발주처의 설계변경, 시공사의 공기 단축, 감리사의 감독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에도 희림은 최근 인천공항 확장·리모델링 사업 설계·감리 계약에서 또다시 선정됐다. 업계 시각은 엇갈린다.
긍정적 평가로는 △희림이 1·2터미널 설계에 모두 참여한 국내 대표 ‘공항 전문 설계사’라는 점, △축적된 노하우와 안정성을 발주처가 중시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비판적 시각은 △논란이 반복됐음에도 동일 기업이 잇달아 국책사업을 따내는 구조 자체가 ‘경쟁 공정성’을 해친다는 점을 지적한다.
희림은 최근 김건희 여사 특검에서 캄보디아 개발사업과 관련해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수사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정치적 논란과 맞물린 기업이 공공사업 설계·감리를 또다시 맡게 된 것은 국민 정서상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공공사업은 신뢰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논란 기업이 연속 선정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 반면 업계는 “특검 수사와 공공사업 수행 능력은 별개”라며 신중론을 편다.
결국 이번 사태는 희림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발주처의 무리한 일정 관리 ▲잦은 설계변경과 불투명한 공사비 산정 ▲감리·시공·발주 간 책임 분산 구조 등 공공사업 전반의 구조적 허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하도급 업체들이 위험을 떠안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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