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발 마산행 KTX 열차가 깨진 외부 유리창을 테이프와 천으로 덮은 채 시속 300㎞ 가까운 고속 운행을 이어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8일 서울역을 출발한 KTX-산천 215편 특실 구간에서 찍힌 사진에는 바람에 뜯겨 너덜너덜한 천과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진을 제보한 철도 전문가는 “외국 관광객이 봐도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고속열차의 외관 관리와 임시 조치 수준에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코레일은 해당 열차가 포항에서 서울로 오는 과정에서 자갈 비산으로 더미 유리창이 파손됐고, 현장에서 임시로 테이프와 천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겨울철에는 선로 주변 자갈이 튀어 오르는 현상이 잦아 유리 외피 손상이 흔히 발생하며, 해당 부위는 내부가 알루미늄 구조라 운행 안전에는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로 올라오는 동안 임시로 붙였던 천과 테이프가 고속주행 바람에 뜯기면서 도착 시에는 거의 누더기 상태였고, 코레일은 이를 다시 덧댄 뒤 편명을 바꿔 마산행 열차로 재출발시켰다.
승객들은 안전 문제보다도 “고속철도에 이런 임시처방이 반복된다는 점”에 더 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에서는 “다중 유리창이라 안전하다 해도 신뢰가 무너진다”, “테이프로 붙인 열차가 300km로 달리는 모습은 국가 이미지 문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는 “대체 차량 부족 때문에 무리하게 운행을 강행하는 구조가 수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며 코레일 운영 시스템 전반을 지적했다.
이번 사례는 새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2019년에는 창문이 깨진 KTX가 접착 시트로만 임시 보수된 채 고속으로 운행돼 ‘바람 소리 때문에 두 시간 내내 불안했다’는 승객 증언이 보도된 바 있다.
2011년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당시에도 “이중창이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운영사 해명이 뒤따랐다.
전문가들은 고속철도의 외부 유리창이 다중 구조로 설계돼 내부 파손 위험은 낮지만, 임시 조치가 외관상 조잡하게 이루어지면 승객 심리와 브랜드 신뢰도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지적해 왔다.
코레일은 이번 논란에 대해 “임시처방을 보다 견고하고 깔끔하게 할 방법을 검토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유리창 파손–임시 보수–운행 지속이라는 패턴이 반복되는 한, 안전성보다 ‘관리·대응 체계 부실’에 대한 여론의 불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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