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진욱 의원 “공공조달 신뢰 무너뜨리는 명백한 책임 회피”
한국거래소(KRX)가 자사 하청업체 코오롱베니트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행위에도 불구하고 부정당업자 제재를 하지 않은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동남갑)은 “공공기관의 관리 부실이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지난 29일 열린 산업위 종합감사에서 정 의원은 코오롱베니트 강이구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중소 IT업체 솔컴인포컴스의 기술탈취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코오롱베니트는 과거 한국거래소의 해외사업 수행 과정에서 솔컴인포컴스의 ‘시장감시시스템용 미들웨어’를 사용한 뒤, 우즈베키스탄 시장감시시스템 구축사업에서 해당 기술을 무단 활용해 자체 개발한 것처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솔컴인포컴스의 핵심 소스코드가 코오롱베니트 납품 시스템에 포함된 정황이 확인됐으며, 민사소송에서도 저작권 침해 사실이 인정됐다.
정 의원은 “기존 협력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해 납품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며 “코오롱베니트가 직접 개발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기존 기술과의 유사성을 해소했는지” 따져 물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국감 이후 정 의원실에 제출한 공식 답변에서 “본 사안은 코오롱베니트와 솔컴인포컴스 간의 민간 저작권 분쟁으로, 거래소는 무관하며 개입 여지도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해당 사업이 한국거래소가 발주한 해외 공공사업이었다는 점이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계약 당사자가 계약 이행 중 저작권 침해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발주기관은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정당업자 제재를 의결해야 한다. 그러나 거래소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정 의원은 “코오롱베니트가 저작권 침해 당사자로 확인됐음에도 거래소는 오히려 같은 업체에 다시 미들웨어 교체 개발을 맡겼다”며 “이는 소스코드 무단 활용 위험을 방치한 명백한 관리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계약서 내 ‘제3자 분쟁 개입 불가’ 면책조항(제36조)을 근거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은 “공공기관이 법적 근거를 이유로 관리 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스스로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해외사업에서 중소기업의 기술이 유용됐다면, 이는 단순한 민사분쟁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관리 실패”라며 “거래소가 하청업체의 주장만 믿고 손을 털겠다는 것은 공공조달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거래소의 무책임한 태도는 피해 기업에 또 한 번의 상처를 주는 2차 가해”라며 “법적 논리를 떠나 도덕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기관이 기술탈취를 방조하는 구조를 더는 용납할 수 없다”며 “발주기관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개선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BEST 뉴스
-
강남 똑똑플란트치과, 결국 터질게 터졌다 …노동부 특별감독 착수
서울 강남구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인 똑똑플란트치과에서 수년간 비정상적인 근로 관행과 직장 내 괴롭힘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확산되며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이번 사안은 입사 이틀 만에 퇴사한 직원에게 18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증명이 발송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사실이 온라... -
'반성문 강요·3시간 대기·사후관리 실종'…논란 확산하는 똑똑플란트치과
강남의 한 치과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직원들에게 수백 줄짜리 반성문 작성, 면벽 서기, 고성·욕설이 반복됐다는 내부 제보가 불거져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환자들의 시술 불편·사후관리 부재·비용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며 파문이 다시 커지고 있다. ... -
“시대인재” 저작권 무단 사용…문저협 가처분·형사 고소 강행
국내 최대 문학·예술 저작권 관리 단체인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문저협)가 대치동 대형 입시학원 ‘시대인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형사 고소 절차에 들어갔다. '교육 목적을 명분으로 참고서·문학 지문을 무단 발췌하고 출처를 누락하는 사교육 시장 관행을 더는 ... -
장경태 ‘성추행 공작’ 논란…모자이크 해제 영상 공개되며 공방 격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을 둘러싼 이른바 ‘성추행 의혹 영상’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원본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공방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약 1년 전 촬영된 술자리 장면으로, 일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
[단독] “이런 양아치는 본적도 없다” 62~68만원에 팔고 102~153만원 내라는 여행사
하나투어 CI [하나투어 제공]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가 과도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기존에 결제한 요금의 2~3배 가량을 요구하자 누리꾼들은 “해도 너무한다”며 하나투어를 비판하고 있다. 기업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 -
[단독] 특가라며 항공권 대거 팔았는데… 항공기 도입도 안 됐다
이미지 출처=파라타항공 누리집 지난 9월 항공운항증명(AOC)가 재발급된 파라타항공이 대대적으로 항공권을 판매했지만, 이중 일부는 항공기를 도입하기도 전에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파라타항공에서 항공권을 구입한 A씨에 따르면, 파라타항공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