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로 브라질 FIFA 집행위원 인터뷰
“관건은 정보다. 정보 수집만 잘하면 16강을 넘어 8강도 가능할 것이다.”
마르코 폴로 델 네로(73) 브라질축구협회 부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은 브라질축구협회 내에서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다. 그는 국내 축구인들과 교분이 두텁다. 특히 브라질 세리에A의 2부 리그 ‘소로카바’의 김흥태 회장과는 막역한 사이다.
소로카바는 6천여 개나 되는 브라질 프로축구클럽 가운데 경기력·운영능력·시설 등 여러 면에서 손꼽히는 명문이다. 한국과 H조 조별리그에서 만나게 될 알제리가 월드컵 기간 소로카바를 훈련캠프로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로 집행위원은 지난 4월 16일 치러진 브라질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압도적 표차(찬성 40표, 기권 2표)로 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내년부터 4년 동안 브라질축구협회를 이끌게 된다. 브라질의 차기 ‘축구대통령’인 네로 집행위원과 서면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첫 원정 8강 진출 가능성과 브라질의 월드컵 준비 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성적을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지난해 가을 서울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이 0 대 2로 졌던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한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이다. 브라질이 우승을 차지했던 2002년 대회 때는 4강에까지 오르지 않았던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벨기에·러시아·알제리와 한 조에 속해 있다. FIFA 랭킹을 보면 세 나라 모두 한국보다 강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축구는 많이 평준화됐다. 때문에 정보가 중요하다. 한국이 마지막까지 컨디션 조절을 잘하고, 상대팀에 대한 정보를 잘 수집한다면 조별리그를 넘어 8강까지도 바라볼 것으로 생각한다.”
월드컵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라 성공 개최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 월드컵 반대 시위, 대회 준비 미비 등 여러 문제점들에 잘 대처해야 성공적인 월드컵이 될 것으로 본다.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런 부분들이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철저한 준비와 함께 브라질의 선전도 대회 성공의 중요한 열쇠다. 브라질 국민이 마음을 모아 뜨거운 열기를 전 세계에 보여준다면 이번 월드컵은 역대 가장 성공한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개막이 코앞인데도 경기장 등 일부 시설은 여전히 완공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단지 몇몇 경기장의 개장이 늦어질 뿐이다. 현재 대다수 경기장은 월드컵조직위원회의 계획대로 완성됐다. 6월 2일이면 모든 경기장이 인류의 축구제전을 치를 만반의 준비를 끝낼 것이다. 공항·도로·통신 등 기반시설 또한 여행객과 축구팬들, 그리고 각국 대표 선수단에 브라질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
월드컵 열기가 기대만큼 뜨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모든 나라가 내부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듯이 브라질 역시 넓은 국토와 2억에 이르는 사람이 살고 있는 만큼 이따금 시위가 일어난다. 그러나 지난해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개최와 대회 우승을 통해 월드컵 성공 개최 가능성을 이미 확인했다. 월드컵은 뜨거운 열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이다.”
브라질은 축구의 나라이자 세계적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월드컵이 열리는 12개 도시와 참가국 대표팀의 훈련캠프지에서는 여행객과 선수들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지내다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브라질은 이구아수 폭포와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像), 아름다운 해변 등 관광지로서도 세계 최고다. 월드컵 개최를 통해 브라질 경제는 한 단계 도약의 계기를 맞을 것이다.”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 주요 도시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위대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월드컵 개최를 비난하면서 오데브레시, OAS, 안드라지 구티에레스 등 월드컵경기장 건설에 참여한 3개 건설업체 건물을 한때 점거하기도 했다. 상파울루 시민 칠시니엘리 로페스(26·여) 씨는 “경기장을 짓는 데 돈을 쏟아부을 게 아니라 경제를 살리는 데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월드컵 만세’와 ‘월드컵 반대’를 동시에 지켜보는 교민들은 ‘룰라의 역설’이라고 꼬집었다. 월드컵을 유치한 룰라 전 대통령이 인기영합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돈을 풀었지만 정작 그 돈이 월드컵에 투입되는 것을 국민들이 참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네로 집행위원은 “한국은 늘 좋은 느낌을 주는 나라이자 친구의 나라”라며 다시 한 번 친근감을 표한 뒤 “한국팀이 그동안 월드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안다. 노력이 반드시 결실을 맺기를 기원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출처 : 국정브리핑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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