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키워드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호준의 문화ZIP] 17세기 방호복을 입은 의사 '닥터 쉬나벨'

  • 기자
  • 입력 2020.04.12 13:04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동로마제국부터 페스트를 겪었던 이탈리아 사람들은 중세만해도 외부에서 선박이 들어올 때 40일 이상을 일정 해상이나 섬에서 대기하다가 환자가 없어야 입항을 허락할 정도로 방역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체계적이거나 과학적이지 못했던 당시의 방역체계로는 무서웠던 17세기의 페스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akaoTalk_20200411_231802961.jpg

까뮈의 '페스트'속 한 장면처럼 어느 날 갑자기 쥐들이 빌빌거리다가 입가에 피를 토하고 죽기 시작하면 그것이 페스트 창궐의 시작이다. 페스트가 대유행이었을 당시 환자를 치료하거나 시체를 치우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닥터 쉬나벨' 이라고 불렀다. 


닥터 쉬나벨은 지금의 의사로 볼 수는 없다. 굳이 설명하자면 시에서 돈을 많이 준다니까 자원한 돌팔이 지원자인 셈이다.

이들은 그림에서 보듯이 펭귄과 비슷한 복장을 했는데 긴부리 속에는 향료나 약초를 넣어 호흡기를 보호했고 긴코트는 밀납을 코팅하거나 가죽재질이었다고 한다. 


닥터 쉬나벨은 환자나 시체와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 지팡이로 쿡쿡 찌르고 다녔다고 추정한다. 눈을 보호하기위해서 눈 주변을 유리로 된 안경을 만들어 썼다고 전해진다.


이 정도 상당히 공들여 만든 방호복이다. 하지만 코트 밑이 뻥 뚤렸다는게 문제다. 그 사이로 벼룩같은 벌레가 들어와 감염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닥터 쉬나벨이 여느 집에 들고 나가는 것을 본 사람들은 '저 집에 송장 나가네.'라고 쑤근거렸다. 


닥터 쉬나벨은  치료를 가장해 림프절을 비위생적인 바늘로 찌르고 피를 뽑는 사혈요법을 쓰고 불에 달군 인두로 지지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 정도면 치료가 아니라 고문에 가깝다.


1.jpg

 

닥터 쉬나벨의 복장은 지금까지 전해지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상징이다. 페스트의 악령은 멈췄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전역에 퍼지면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치료제도 없고 의사와 병상도 없어 확진자와 사망자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아무리 현대과학과 의학이 발달했어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인간은 나약한 존재로 무기력함을 또 다시 마주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글 = 이호준 문화칼럼리스트

20200402233346_pmqlvqwe.jpg

ⓒ 위메이크뉴스 & www.wemake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수면의 품격을 높이다! 가누다X위닛, 압구정 프리미엄 체험존 오픈
  • “33도 폭염에 20분 휴식하는 '폭염 휴식권' 보장해야”
  • 수협, ‘보양 수산물’로 군 장병 입맛 사로잡다
  • 임오경 의원, “체육영재학교 설립으로 스포츠 인재 조기 육성”
  • “실무형 AI 인재, KT가 키운다”…에이블스쿨 8기 교육생 모집
  • “카카오모빌리티, 배회영업 수수료 부과는 불공정”
  • 충남대 화재로 대학원생 중상…올해만 연구실 사고 벌써 3번째
  • 오비맥주 ‘카스 프레시 아이스’… 변온 잉크로 냉감 시각화
  • “軍, 20시간 작전 끝에 北주민 귀순 유도 성공”
  • “명품백 속 수억 원 현금”… 이상민 전 장관, 돈다발 의혹에 정치권 일제히 공세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이호준의 문화ZIP] 17세기 방호복을 입은 의사 '닥터 쉬나벨'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