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리콜 대상 차량은 안전과 환경에 결함 차량이지만 대부분 정부가 실시하는 자동차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에서 리콜 대상임에도 수리를 받지 않은 차량이 120만 대에 달하며, 특히 10년 이상 된 고령차의 리콜 이행률이 현저히 낮아 리콜 외면 사각지대로 사고 위험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정기검사는 차량의 안전성과 배출가스 기준만 평가할 뿐, 리콜 이행 여부는 반영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기검사와 리콜 이행 여부를 연계하고, 보험 가입 시 리콜 이행을 확인하는 등 실질적인 제재와 유인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시민연합은 25일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 현행 검사시 리콜여부를 추가 확인하는 제도 개선을 건의 했다.
2023년 기준 국내에서 리콜이 발표된 차량 300만 대 중 약 120만 대(40%)가 여전히 수리를 받지 않았다. 특히 10년 이상 된 고령차의 리콜 이행률은 50%를 밑돌며, 5년 이하 신차의 리콜 이행률(70% 이상)과 큰 차이를 보인다.
리콜이 공지되더라도 차량 소유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시간 부담 등의 이유로 수리를 미루면서 이행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 고령차의 리콜 미이행 문제는 차량 노후화와 결합돼 더 큰 사고 위험을 초래한다. 엔진, 브레이크, 조향장치 등 핵심 부품이 마모된 상태에서 결함까지 방치되면 사고 가능성이 급증한다.
현재 국내 도로에서 운행 중인 차량 10대 중 4대가 10년 이상 된 고령차다. 이 차량들이 리콜을 받지 않은 채 운행되면 심각한 안전 위협이 될 수 있다.
■ 해외 주요국, 리콜 미이행 차량에 강력한 제재 시행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리콜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강력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리콜 이행률은 7580% 수준이며, 신차(3년 이내)의 경우 8590%에 달한다. 일부 주에서는 차량 등록 갱신 시 리콜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미이행 차량의 등록을 제한한다.
유럽연합(EU)도 리콜 이행률이 평균 80~85%에 이른다. 독일과 영국은 정기검사에서 리콜 미이행 차량을 ‘부적합’ 판정해 운행을 금지하며, 프랑스는 리콜 미이행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한다. 네덜란드는 검사소에서 실시간으로 리콜 여부를 조회하고, 미이행 차량에 추가 검사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 역시 리콜 미이행 차량을 철저히 관리한다. 정기검사에서 리콜 미이행 차량이 발견되면 경고 조치를 내리고, 일정 기간 내 수리를 완료해야 차량 등록이 가능하다. 이를 어길 경우 추가 행정 조치와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정기검사, 차량 등록, 보험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리콜 이행률을 강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제조사의 공지와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에만 의존하는 구조다.
■ 정기검사와 리콜 연계… 보험 인센티브 도입 검토 필요
국내에서도 리콜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리콜 제도는 제조사의 자발적 공지와 소비자의 선택에 의존하는 구조다. 하지만 이런 방식만으로는 이행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자동차보험과 연계해 리콜 미이행 차량의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사고 발생 시 보상 범위를 제한하는 등의 제재 조치도 필요하다.
반대로 리콜을 완료한 차량에는 보험료 할인을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도입하면 차량 소유자들이 자발적으로 리콜을 받도록 유도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보험 가입 시 차량의 연식, 사고 이력 등이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것처럼, 리콜 이행 여부도 보험 가입 및 갱신 시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리콜을 완료한 차량에는 일정 비율의 보험료 할인을 적용하고, 미이행 차량에는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보상 조건을 강화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차량 소유자가 리콜 공지를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 문자, 알림 서비스를 활용한 실시간 리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일정 기간 내 수리를 받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 리콜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 국민 안전을 위한 제도 개선 시급
자동차 리콜은 단순한 제조사의 책임 문제가 아니라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다. 리콜을 받지 않은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며 사고 위험을 키우는 상황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리콜 미이행 차량이 사고를 일으키면 피해는 개인뿐만 아니라 상대 차량과 보행자에게도 확산될 수 있다. 정부는 정기검사에서 리콜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검사 결과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대표는 “리콜은 안전과 환경의 결함 보완으로 현행 보험 제도까지 연계하면 리콜 응답률은 증가하고 운전자도 리콜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는 인식 전환을 위해 리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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