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서 불거져…5·18재단 등 고발로 수사 착수
자금 은닉·승계 과정 역추적…형태 바꾼 비자금 찾기 공소시효 관건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300억원 비자금 은닉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계좌를 추적해 자금 흐름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최근 노 전 대통령 일가 등의 금융계좌 자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의 자금 흐름도 분석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0여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분석 대상 자료 자체가 워낙 광범위한 데다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면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이전 자료 파악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측이 형태를 바꿔가며 비자금을 관리했을 것으로 보고 현 상황을 기준으로 역추적해 가면서 자금의 은닉과 승계 과정 등 행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공소시효가 살아있는 부분이 드러날지가 관건이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은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불거졌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에서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도움으로 SK그룹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재산분할에 기여분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 측에 유입됐는지는 소송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어머니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선경건설(SK에코플랜트 전신) 명의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의 사진 일부와 메모를 재판부에 제시했다. 메모는 김 여사가 1998년 4월과 1999년 2월에 노 전 대통령이 조성한 비자금을 기재한 것으로, 여기에 '선경 300억원'이 쓰여 있었다.
1991년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 300억원을 건네는 대신 최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은 담보로 선경건설 명의로 이 어음을 전달했으며, 이 돈이 태평양증권 인수나 선경(SK)그룹의 경영활동에 사용됐다는 게 노 관장 측 주장이었다. 1995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선 드러나지 않았던 내용이었다.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300억원을 받은 적이 없고,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활동비를 요구하면 주겠다는 약속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항소심 재판부는 이 메모를 증거로 받아들여 SK가 노 전 대통령의 300억원을 종잣돈 삼아 성장한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천808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그간 알려진 재산 분할 규모 가운데 역대 최대였다.
최 회장의 상고로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지만, 30여 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두고 고발이 잇따르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5·18기념재단은 노 전 대통령 일가가 은닉한 비자금이 총 1천266억원대로 추정된다며 김 여사와 노 관장, 노재헌 동아시아 문화센터 원장을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군사정권 범죄수익 국고 환수 추진위원회', 이희규 대한민국 헌정회 미래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도 같은 취지로 고발장을 냈다.
국회에서는 지난해 10월 16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이 노 전 대통령 일가가 추징되지 않은 약 2천억원의 비자금을 국내외에 나눠 은닉한 정황이 있다며, 김 여사가 차명계좌 등을 동원해 유배당 저축성보험(공제) 210억원을 가입했고 아들 재헌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2016∼2021년 147억원을 출연했다며 비자금을 물려준 것으로 의심하기도 했다.
고발 사건을 맡은 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각각의 고발인을 불러 조사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5·18기념재단은 이달 8일 "불법 자금이 후손에게 증여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며 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비자금과 부정 축재 재산 환수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재단은 부정축재 재산 환수 관련 법률 제·개정, 재산 추적 및 환수 등의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BEST 뉴스
-
[단독] 강남 'ㄸ 치과'… 갑질 논란 이어 이번엔 수면마취 사망까지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에서 수면마취 시술을 받던 70대 여성이 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치과 건물(사진출처=구글 갈무리) 최근 일부 치과의 무분별한 수면마취 실태를 연속 보도해 온 MBN 취재로 드러난 이번 사건... -
호카 국내 총판 조이윅스 조대표… 폐건물로 불러 하청업체에 ‘무차별 폭행’
유명 러닝화 브랜드 호카의 국내 총판 대표 조모씨가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서울 성수동의 폐건물로 불러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와 피해자 진술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SNS 갈무리 ... -
“신혼집, 가전이 없어 입주도 못 했다”…LG전자 전산오류에 소비자 피해
LG전자의 전산 시스템 오류로 가전제품 배송과 점검 서비스가 수일째 차질을 빚으면서, 신혼부부와 이사 고객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피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단순한 배송 지연을 넘어 입주 일정 ... -
포스코이앤씨…브라질에서 , 1,740억 채무 “먹튀·야반도주“ 파문
포스코이앤씨(구 포스코엔지니어링)가 브라질 대형 제철소 건설 사업을 마친 뒤 약 1,740억 원에 달하는 미지급 채무를 남긴 채 현지 법인을 사실상 철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출처=포스코 이앤씨 누리집 채무의 80% 이상이 임금·퇴직금·사회보... -
아웃백 전직 직원,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임원진 고소
일러스트=픽사베이 BHC치킨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 계열사 전직 직원이 회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을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그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관리직 출신... -
재고를 신상품으로 둔갑… ‘K-명품’ 이라는 우영미, ”택갈이 보다 심하다“
우영미(WOOYOUNGMI)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디자인 변경' 수준을 넘어 소비자 기만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핵심은 같은 해 상·하반기 상품으로 판매된 두 후드 티셔츠다. 우영미는 지난해 하반기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정가 52만 원)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이 같은 해 상반기 출시된 '블랙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