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결제 방해도 불법”… 구글도 최대 10% 이상 수수료 금지
국내선 여전히 30%… 수수료 구조 전면 재검토 필요성 커져
미국 연방법원이 글로벌 IT공룡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법원은 27%에 달하는 제3자 결제 수수료까지 위법으로 판단하며, 애플의 과도한 수익구조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로써 애플이 사실상 강제해온 고율 수수료 체계가 반독점 위반이라는 공식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현지시간 4월 30일,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법원은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애플이 외부결제를 유도하려는 개발자들을 부당하게 억제하고 있으며, 중계 수수료 역시 초경쟁적이고 반경쟁적”이라며 제3자 결제 방해를 즉각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법원은 애플이 배너 제한, 모호한 안내 문구, 소비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는 경고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외부결제 사용을 위축시킨 정황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애플 최고경영진이 기존 법원 판결을 알고도 위증과 위반을 반복하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반경쟁적 이익을 유지했다”며 민·형사 책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미국 내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는 기존 30%에서 최소 13%, 최대 25%로 인하될 전망이다. 제3자 결제 중계 수수료도 최대 22% 이상 부과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의 수수료 관행은 이미 유럽연합(EU)에서도 제재를 받았다. EU는 대형개발사의 앱스토어 입점 수수료를 최대 17%로 제한했고, 인앱결제 시에도 결제 처리비용을 별도로 명시해 투명성을 높였다.
같은 해 구글 역시 미국 법원으로부터 강한 제재를 받았다. 법원은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자사 앱마켓을 통해 제3자 결제를 원천 차단한 것은 명백한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배타적 거래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당시 법정 감정인은 “구글이 실제로 받아야 할 적정 수수료는 4~6% 수준이며, 완전경쟁 시장에서도 최대 10%를 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반면, 우리나라 상황은 이들과 대조적이다. 현재 구글과 애플은 국내에서도 인앱결제 수수료 30%, 외부결제 중계수수료 26%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PG(결제대행사)에 내는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실제 외부결제 비용은 31~36% 수준에 달한다.
그럼에도 외부결제를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는 따로 있다. 광고·마케팅 등 앱마켓 내 각종 부가비용이 인앱결제와 연동되어 있어, 개발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애플과 구글의 서비스 이용을 강제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중소 게임사의 경우 연평균 앱 매출 대비 수수료 및 광고비용은 무려 55.5%에 달했으며, 영업이익률은 평균 –16.1%로 추산됐다.
결국 거대 플랫폼의 과도한 수익구조가 국내 게임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자체를 저해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대형 플랫폼은 100만달러 이하 수익 개발자에게 수수료를 15%로 낮춘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해당 정책이 적용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전문가단체들은 미국과 EU의 판결을 토대로, 한국도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다음 세 가지 조치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다.
첫째, 인앱결제 수수료를 4~6% 수준으로 낮추고, 전체 수수료 상한선을 10%로 규제해 개발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둘째, 제3자 결제를 방해하는 행위는 명백히 금지하고, 결제 대행 수수료 구조 또한 시장 현실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셋째, 한미 FTA의 법정 손해배상제를 활용해 미국 법원 판결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영업보복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플랫폼 공정거래법’ 또는 ‘영업보복 금지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판결은 명백히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수익 독점 구조를 바로잡으라는 ‘사법적 경고’였다. 우리 사회도 더 이상 무기력하게 대기업 플랫폼의 횡포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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