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과 비상계엄 기도 등 초유의 헌정 위기 속에서 치러진다.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무너진 외교 전략과 안보 태세를 어떻게 재건할지 묻는 기회가 되고 있다.
북한과의 대화 채널은 단절됐고,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략적 충돌은 한반도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경제안보, 병역제도, 군사 전략이 얽힌 복합 위기 국면에서, 대선 후보들의 외교·안보 공약은 대부분 단편적이거나 실종된 상태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약검증단이 주요 후보 4인의 외교·안보 공약을 분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실용외교'를 기치로 내걸며 한미동맹을 기초로 한 외교 다변화, 남북평화체제 구축 등을 내세웠다. 중국·러시아와의 외교 관계 복원, 동북아 다자안보 구상 등 폭넓은 외교 방향을 제시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남북 통신선 복원, 군사적 긴장 완화 등 구체적 계획은 빠져 있다. 전방위적 억제력 유지에는 동의하면서도, 군 구조 개혁이나 병역 제도 개선안은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외교 노선의 방향성은 있으나 실행 전략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반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전술핵 재배치, NATO식 핵공유, 핵잠수함 개발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강경 안보 노선을 분명히 했다. AI 전투체계 구축, 방산 산업 육성 등 기술 기반 안보 전략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은 ‘핵 없는 한반도’라는 장기적 평화 비전과 충돌하며, 위협에 대응하는 일방적 억제 전략에 머무른다는 비판이 있다. 병역 개혁이나 군구조 개편 등 구조적 과제에 대한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힘의 안보'는 강조됐지만 실질적인 평화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병사 복무유예제, 등록금 지원 등 병역 유연화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남북관계, 외교 전략, 군사적 억제 전략 등 국가 안보 전반에 대한 입장이나 구상은 사실상 비어 있다. 대선 후보로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국방개혁의 전략도 없이 일부 제도 개선에만 그친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지뢰밭을 철길로”라는 상징적 구호 아래, 남북 철도 연결과 평화협력 중심 외교를 내세웠다. 군사 억제 전략 대신 인권 중심 강군 전환, 기후 외교를 접목한 ‘그린데탕트’ 등 독자적 비전도 제시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선언적 구상에 머물며, 실행 전략과 외교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정책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의 외교·안보 공약 전반을 보면, 통합적 비전이나 실천 가능한 전략 없이 파편화된 접근이 주를 이뤘다는 지적이 많다. 일부 후보는 전술핵, 방산 수출 등 군사력 중심의 노선을 전면화했지만, 이는 오히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반면, 협력과 평화를 강조한 후보들은 실행 계획이 부족했다. 병역제도 개선, 군 구조 개혁 같은 중대한 과제도 대부분 단편적 제안에 그쳤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외교관계 유지나 억제력 확보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질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정치적 상상력과 외교·안보 구조개혁 역량이다. ‘위협에는 억제’라는 낡은 공식에서 벗어나, 구조적 불안정 상태를 바꿀 수 있는 실천적 구상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외교·안보 분야의 비교 평가는 경실련 공약검증단이 주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후보자 ‘10대 공약’을 기준으로, 공식화되지 않은 발언이나 SNS 내용은 제외했다. 검증은 김일한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교수(경실련 통일협회 위원장)와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가 맡았다.
BEST 뉴스
-
[단독] 강남 'ㄸ 치과'… 갑질 논란 이어 이번엔 수면마취 사망까지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에서 수면마취 시술을 받던 70대 여성이 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치과 건물(사진출처=구글 갈무리) 최근 일부 치과의 무분별한 수면마취 실태를 연속 보도해 온 MBN 취재로 드러난 이번 사건... -
“신혼집, 가전이 없어 입주도 못 했다”…LG전자 전산오류에 소비자 피해
LG전자의 전산 시스템 오류로 가전제품 배송과 점검 서비스가 수일째 차질을 빚으면서, 신혼부부와 이사 고객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피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단순한 배송 지연을 넘어 입주 일정 ... -
포스코이앤씨…브라질에서 , 1,740억 채무 “먹튀·야반도주“ 파문
포스코이앤씨(구 포스코엔지니어링)가 브라질 대형 제철소 건설 사업을 마친 뒤 약 1,740억 원에 달하는 미지급 채무를 남긴 채 현지 법인을 사실상 철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진출처=포스코 이앤씨 누리집 채무의 80% 이상이 임금·퇴직금·사회보... -
아웃백 전직 직원,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임원진 고소
일러스트=픽사베이 BHC치킨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 계열사 전직 직원이 회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을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그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관리직 출신... -
재고를 신상품으로 둔갑… ‘K-명품’ 이라는 우영미, ”택갈이 보다 심하다“
우영미(WOOYOUNGMI)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디자인 변경' 수준을 넘어 소비자 기만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핵심은 같은 해 상·하반기 상품으로 판매된 두 후드 티셔츠다. 우영미는 지난해 하반기 '블랙 플라워 패치 후드 티셔츠’(정가 52만 원)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이 같은 해 상반기 출시된 '블랙 ... -
‘선분양 제한’ 논의에 GS건설 긴장… 재무 부담 우려
GS건설 주거 브랜드 '자이' [GS건설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건설사 영업정지 처분과 연동되는 선분양 제한 규제를 실제로 적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GS건설이 대형 건설사 가운데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조물 붕괴와 현장 사망 사고 등 안전 논란이 반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