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성니코틴·가향 액상 방치 속 무인매장·온라인 광고까지
- 해외는 규제 강화하는데 한국은 제자리
청소년 전자담배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에도, 관련 제도는 여전히 땜질식 대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합성니코틴 제품과 향미 전자담배가 청소년 흡연의 관문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1일 ‘청소년의 전자담배 접근 예방을 위한 주요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반담배 흡연율은 3.6%로 줄었지만, 액상형(3.0%)과 궐련형(1.9%) 전자담배 사용률은 오히려 증가했다. 특히 전자담배를 사용한 청소년은 일반담배 흡연자가 될 확률이 3.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법은 제각각… 규제 피한 합성니코틴
문제는 합성니코틴을 사용하는 전자담배가 기존 법 체계 밖에 있다는 점이다. 「담배사업법」은 ‘연초의 잎’을 기준으로 규제하고, 「개별소비세법」은 줄기와 뿌리까지 포함한다. 반면 「청소년 보호법」은 합성니코틴을 포함한 모든 전자담배를 판매금지 대상으로 본다. 이처럼 법률마다 기준이 달라 단속과 규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는 셈이다.
합성니코틴 제품을 ‘담배’로 포함시켜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자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또한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무인 전자담배 매장은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과일이나 디저트 향을 입힌 액상형 제품은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유튜브·틱톡 등 영상 플랫폼에서는 광고성 사용 후기까지 범람하고 있다.
미국·EU는 합성니코틴도 규제… 한국은 ‘구멍 투성이’
해외는 이미 합성니코틴 규제에 돌입했다. 미국은 2022년 「연방식품·의약품·화장품법」 개정을 통해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정의했고, EU·영국·독일은 인터넷 광고와 후원을 전면 금지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관련 제품을 담배로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온라인 판매나 광고, 매장 설치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공백 상태다.
전자담배 판매 시 이뤄지는 성인 인증도 허술하다. 신분증 도용이나 대리 인증 등으로 청소년이 우회해 구매할 수 있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감미료·향료도 규제해야”… WHO 권고에도 손 놓은 정부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 제품에 감미료·향료 첨가를 금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국·덴마크·네덜란드 등은 ‘멘톨’을 제외한 대부분 향료를 제한하고 있지만, 한국은 관련 논의조차 본격화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감미료와 향료 사용을 제한하는 동시에, 모든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성분 검사와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사용자 70% 이상이 가향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OTT 노출 심각… 자율규제 유도 시급”
온라인 플랫폼 노출 역시 심각하다. 유튜브 등에서는 인증 없이도 전자담배 사용 영상이나 후기 콘텐츠를 검색·시청할 수 있다. OTT 콘텐츠 내 흡연 장면도 여전히 빈번하다. 이는 청소년의 호기심과 모방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유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적극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의 정보량과 익명성 특성상 청소년의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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