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리한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확산 속 친환경 전환은 ‘뒷걸음’
‘버스 요금으로 택시처럼 탄다’며 시민들의 전폭적인 환영을 받고 있는 수요응답형 교통수단 ‘똑버스(DRT)’가 친환경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하면 골목까지 달려오는 편리함 덕에 농어촌‧신도시 지역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이 똑똑한 교통수단이지만, 운영 차량 대부분이 디젤 엔진이라는 점에서 ‘친환경 교통’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반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똑버스는 정해진 노선이나 시간표 없이, 승객 수요에 따라 AI가 최적 경로를 계산해 실시간 배차하는 대중교통 서비스다. 특히 교통 사각지대 해소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국으로 확대 중이다.
그러나 그늘도 있다. 똑버스 확산을 선도하고 있는 경기도는 현재 267대를 운영 중인데, 이 가운데 전기차는 11대에 불과하다. 나머지 256대, 무려 96%가 디젤 차량이다.
경기도는 연내 똑버스를 306대로 증차할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디젤차로 채워질 예정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행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10조의2에 따르면, 모든 공공기관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 이상 무공해차를 의무 도입해야 한다.
산업부와 환경부가 공동 수립한 2025년 시행계획은 공공부문 무공해차 보급률을 95% 이상으로 설정했다. 현재 기준으로도 626개 공공기관 중 597개가 이 목표를 달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 디젤 편중 운영은 사실상 정책 목표에 대한 ‘역행’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더 큰 문제는 도입 차량의 수명이다. 현재 운행 중인 디젤 똑버스는 차량 사용 연한이 9~11년에 이른다. 이는 2030년 이후 단계적으로 시행될 디젤차 도심 진입 제한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디젤 차량이 운행 불가 판정을 받게 되면, 국민 세금으로 마련한 수백 대의 차량이 조기 폐차되거나 예외 허가 등 복잡한 행정 절차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국가의 탄소중립 전략에도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독일 ‘Moia’, 미국 ‘Via’, 영국 ‘ArrivaClick’ 등 선진국들의 DRT 모델은 이미 전기차 기반으로 운영되며, 탄소 저감과 교통 효율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은 국민적 인기를 끄는 서비스조차 친환경 전환이 뒷전으로 밀린 채 ‘편리함’만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디젤 차량을 고집하는 것은 국민의 사랑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임 대표는 “똑버스는 짧은 거리 반복 운행이 많은 만큼 전기차 전환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디젤차 도입을 지속한다면, 국민 건강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심각한 행정”이라고 말했다.
시민연합은 환경부에 무공해차 확대 건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향후 정보공개청구, 주민감사청구, 감사원 청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디젤 똑버스 거부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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