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소액주주들이 사모펀드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의 인수합병 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거래가 국내 렌터카 시장의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일반 주주의 권익까지 침해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주주행동플랫폼 ‘액트(act)’를 운영하는 컨두잇은 지난 22일부터 서명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탄원서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게 제출될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첫 번째 문제는 시장 독과점 심화다. 이미 국내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를 보유한 어피니티가 1위 롯데렌탈까지 인수하면 합산 시장점유율이 36.5%에 달한다. 이는 3위 현대캐피탈(12.8%)의 약 3배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시장집중도를 나타내는 HHI(허핀달-허쉬만 지수)가 이번 거래로 894에서 1,547로 치솟는다. 이는 미국 경쟁당국이 제시하는 ‘경쟁 제한 우려’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수준이라는 것이 주주들의 지적이다.
주주들은 또 이번 거래 구조가 일반 주주의 권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호텔롯데 등 대주주들은 보유 지분을 주당 7만7000원에 매각한 반면, 어피니티에는 신주를 주당 2만9000원에 발행해 평균 매입 단가를 대폭 낮춰줬다는 것이다.
약 2.6배의 가격 차이로 인해 소액주주들은 지분 희석과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이는 지배주주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사적으로 편취하는 ‘터널링(지배주주 사익 편취 행위)’의 전형적 사례라는 게 주주들의 비판이다.
액트 윤태준 소장은 “대주주는 자신의 지분을 고가에 팔아 이익을 챙기면서도 소액주주는 유상증자에 따른 피해를 떠안게 됐다”며 “이는 회사 전체 이익이 아닌 특정 주주의 사익을 우선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롯데렌탈은 충분한 유동성과 높은 신용등급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대주주 지분 매각을 지원하기 위해 불필요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며 상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주주들이 제출한 탄원서에는 ▲시장 경쟁 제한 가능성 ▲거래 구조의 공정성 ▲소액주주 권익 보호 ▲법 위반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 달라는 요구가 담겼다. 캠페인은 오는 29일 정오까지 진행되며, 롯데렌탈 주주는 액트 플랫폼을 통해 인증 후 서명에 참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 심사 결과가 향후 렌터카 산업의 경쟁 구도는 물론, 사모펀드의 대기업 지분 인수 관행에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EST 뉴스
-
김건희 ‘판도라 폰’ 공개되자… 도이치 공범 이준수 추적, 행방 묘연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가 공개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숨은 인물’로 지목돼온 56세 이준수 씨의 실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 -
강남 똑똑플란트치과, 결국 터질게 터졌다 …노동부 특별감독 착수
서울 강남구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인 똑똑플란트치과에서 수년간 비정상적인 근로 관행과 직장 내 괴롭힘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확산되며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이번 사안은 입사 이틀 만에 퇴사한 직원에게 18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증명이 발송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사실이 온라... -
“시대인재” 저작권 무단 사용…문저협 가처분·형사 고소 강행
국내 최대 문학·예술 저작권 관리 단체인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문저협)가 대치동 대형 입시학원 ‘시대인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형사 고소 절차에 들어갔다. '교육 목적을 명분으로 참고서·문학 지문을 무단 발췌하고 출처를 누락하는 사교육 시장 관행을 더는 ... -
'반성문 강요·3시간 대기·사후관리 실종'…논란 확산하는 똑똑플란트치과
강남의 한 치과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직원들에게 수백 줄짜리 반성문 작성, 면벽 서기, 고성·욕설이 반복됐다는 내부 제보가 불거져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환자들의 시술 불편·사후관리 부재·비용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며 파문이 다시 커지고 있다. ... -
‘매우 혼잡’ 대한항공 라운지…아시아나 승객까지 쓴다고?
#. 16일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타고 인천에서 시드니로 떠난 대한항공 고객은 이날 대한항공 앱에서 2터미널 라운지 혼잡 정도를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다. 2터미널에 있는 3개의 대한항공 라운지가 전부 빨간색으로 표기되며 ‘매우 혼잡’이라고 경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새롭게 연 ... -
매출 3억 원 하렉스인포텍, 2조8천억 홈플러스 인수?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 인수전에 ‘하렉스인포텍’이라는 낯선 이름이 등장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억 원에 불과하고, 직원 수도 20명 남짓한 소규모 비상장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2조8천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내세우며 홈플러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