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H-1B 개편 포고문 서명…“美에 가치 있는 인재만 받아들인다”
- ‘골드카드’·‘플래티넘 카드’ 신설…억대 수수료 내면 영주권 길 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핵심은 1인당 연간 10만 달러(약 1억4천만원)의 수수료 부과다. 3년 기본 체류에 최대 6년까지 연장이 가능한데, 매년 같은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기존 수수료가 1천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100배 오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포고문에 서명했다. 서명식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갱신 때마다 회사가 이 인력이 10만 달러를 낼 가치가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본국으로 돌아가고, 회사는 미국인을 고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외국인 저임금 남용, 미국 일자리 빼앗아”
포고문에는 H-1B 프로그램이 미국 노동시장을 왜곡해 왔다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래 고숙련 업무 보완용이었으나, 저임금 외국인 노동력으로 대체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이는 경제와 안보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00~2019년 외국인 STEM 인력은 120만명에서 250만명으로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전체 STEM 고용은 44.5% 증가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IT 기업들이 H-1B를 악용해 미국인 직원들을 해고하고 저임금 외국인으로 대체했다고 본다.
◇ 한국 기업·인력에도 ‘직격탄’ 가능성
이번 조치는 최근 조지아주 한국 기업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된 사건 직후 나왔다. 한미 양국이 전문 기술 인력의 안정적 체류 방안을 협의 중인 가운데, H-1B 문턱이 높아지면 한국 기업 파견 인력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H-1B 내 한국인 할당을 법제화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기조’ 속에서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 억대 수수료 내면 ‘골드카드’…“성공한 외국인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골드카드’라는 새로운 영주권 제도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개인이 100만 달러, 기업 후원 시 200만 달러를 납부하면 신속한 비자 처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러트닉 장관은 “골드카드가 EB-1, EB-2 비자를 대체하며 연간 8만개가 발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청자는 국토안보부 심사 비용 1만5천 달러도 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성공한 사람, 국가에 기여할 인물만 받아들일 것”이라며 “많은 돈을 내고 입국하는 이들이 미국을 위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러트닉 장관은 500만 달러를 내면 해외 소득에 세금을 내지 않고도 연간 270일간 체류할 수 있는 ‘플래티넘 카드’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제도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 “외국 기업의 투자와 전문 인력을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실제로는 외국 인력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향이어서, 한미 간 비자 협상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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