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명품 가방을 수선·리폼하는 과정에서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어디부터가 불법인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Louis Vuitton(루이비통)과 국내 명품 수선·리폼 업체 간 상표권 분쟁으로, 중고 명품과 업사이클링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판결로 주목된다.
이번 사건은 2022년 2월 서울에서 시작됐다. 서울 소재의 한 명품 수선·리폼 전문 업체가 소비자로부터 의뢰받은 정품 루이비통 가방을 단순히 복원하는 수준을 넘어, 가방을 분해한 뒤 모노그램 원단과 로고가 남아 있는 상태로 전혀 다른 형태의 가방이나 지갑 등으로 재제작해 유상 제공한 것이 발단이다.
해당 업체는 “소비자가 소유한 정품을 바탕으로 한 수선·개조 서비스”라는 입장이었지만, 루이비통은 이를 새로운 상품의 제작·유통으로 보고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루이비통은 소장에서 브랜드의 로고와 모노그램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핵심 요소라며, 이를 유지한 채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경우 소비자가 브랜드가 공식적으로 제조하거나 승인한 상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는 상표의 출처표시 기능을 훼손하는 행위로 상표법에 위배된다는 논리다.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행위를 단순한 수선이나 복원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형태와 기능, 용도를 바꾼 ‘재제작’으로 판단했다. 특히 리폼 결과물이 유상으로 제공되고 제3자에게 재판매될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는 점에서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한다고 봤다. 법원은 이에 따라 해당 업체에 약 1,500만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정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재산권과 명품 브랜드의 상표권 통제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다.
소비자와 수선업계 일각에서는 “합법적으로 구매한 정품을 개인의 필요에 맞게 변형하는 것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반면 명품 업계는 “브랜드가 통제하지 않은 재제작품이 로고를 단 채 유통될 경우 품질과 이미지 훼손은 물론 소비자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특히 상표권 소진 원칙을 둘러싼 해석도 도마에 올랐다. 정품이 적법하게 판매된 이후 상표권자의 통제권이 일정 부분 소진된다 하더라도, 상표를 유지한 채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유통하는 단계까지 허용되는지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판례에서도 단순 중고 판매나 수선은 허용하되, 상표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의 재제작은 상표권 침해로 판단하는 사례가 다수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대법원이 기존 판결을 유지할 경우 국내 명품 수선·리폼 업계에는 사실상의 기준선이 제시될 전망이다. 반대로 제한적 허용 범위나 새로운 판단 기준이 제시될 경우, 소비자의 이용 자유와 업사이클링 산업에 새로운 길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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