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의 ‘눈물’을 2026년의 ‘거름’으로…
2025년은 소상공인에게 유난히 매서운 해였다. 고물가는 끝날 기미가 없었고, 금리는 높았다.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빨라졌지만, 준비되지 않은 이들에게 변화는 기회보다 부담에 가까웠다. “장사가 안 된다”는 하소연이 골목마다 메아리쳤다. 현장에서 만난 사장님들의 한숨과 눈물은 우리 경제의 체온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러나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2025년의 고통은 무너뜨리기보다 걸러냈다. 버텨낸 이들은 이제 다음 국면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거센 비바람을 이겨낸 나무가 뿌리를 더 깊이 내리듯, 살아남은 소상공인에게 2026년은 ‘회복’을 넘어 ‘도약’을 모색할 시간이다.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다. 역동과 생명력의 상징이다. 현장을 오래 지켜본 활동가로서 확신한다. 준비된 소상공인에게 2026년은 생존의 해가 아니라 비상의 원년이 될 것이다. 그 가능성을 여는 다섯 가지 변화의 열쇠를 짚어본다.
첫째, 초개인화다. 2025년이 스마트 기기를 들여놓는 해였다면, 2026년은 그 기기가 실제로 돈을 벌어주는 해다. 인공지능은 더 이상 대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고객의 취향과 구매 이력을 기억하는 ‘지능형 점원’이 동네 가게에도 들어왔다. 사장이 일일이 기억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단골의 취향을 먼저 말해준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고객 경험은 정교해지고, 재방문율은 높아진다. 기술은 노동을 줄이고, 신뢰를 쌓는 도구가 된다.
둘째, 로컬의 반란이다. K-컬처의 영향력은 골목까지 확장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더 이상 유명 상권에만 머물지 않는다. 진짜 한국인의 일상, 오래된 노포, 개성 있는 동네 가게를 찾아 나선다. 스마트 번역과 간편 결제가 일상이 되면서 언어 장벽도 낮아졌다. 동네 가게의 떡볶이와 빵 한 조각이 세계로 향하는 콘텐츠가 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시대다.
셋째, 액티브 시니어의 부상이다. 초고령 사회는 위기이자 기회다. 은퇴했지만 자산과 시간을 가진 액티브 시니어가 소비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이들은 가격보다 품질, 할인보다 대접받는 경험을 중시한다.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거리는 손을 잡아주는 친절, 한마디 말 건네는 배려가 충성 고객을 만든다. 구매력 있는 이 새로운 주력층을 잡는 가게가 상권을 주도하게 된다.
넷째, 가치 소비다. 소비의 기준은 ‘가격’에서 ‘의미’로 옮겨갔다. 환경을 생각한 포장, 지역 농산물 사용,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에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소상공인에게 ESG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남은 음식을 줄이고, 다회용기를 권하는 작은 실천이 곧 브랜드의 신뢰가 된다. 2026년에는 진심과 철학이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다섯째, 하이퍼 로컬이다. 디지털 피로가 쌓일수록 사람들은 오프라인의 온기를 찾는다.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이야기가 오가는 사랑방 같은 가게가 살아남는다. 취미를 나누고, 얼굴을 기억해주는 공간. 사람 냄새 나는 골목은 소상공인만이 만들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다.
2026년, 소상공인은 혼자가 아니다. 시장의 질서는 빠르게 바뀌고 있고, 그 변화의 틈새에는 분명한 기회가 있다. 인공지능이라는 조력자와 함께, 세계로 열린 골목에서, 구매력 있는 시니어를 맞이하고, 가치 있는 철학으로 신뢰를 쌓는 가게. 그것이 우리가 그려야 할 소상공인의 미래다.
비스타컨설팅연구소는 새해에도 정책과 현장을 잇는 가교로서 소상공인의 곁을 지킬 것이다. 2025년의 눈물이 2026년의 결실을 위한 거름이었다고, 머지않아 웃으며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소상공인 여러분, 고개를 들어라. 여러분은 이 나라 경제의 실핏줄이자 도시를 밝히는 등불이다. 붉은 말의 기운을 받아 다시 한 번 힘차게 도약하는 2026년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주요 약력
- 공공정책 연구 경력 21년, 정책분석평가사 1급, 소상공인지도사 1급
- 한국동행서비스협회 부회장
- 前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부 연구위원
- 前 건국대, 남서울대, 한세대, 한서대, 백석대 등 외래교수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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