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이 3년 전 상상인에 투자했던 200억원을 회수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양측이 최근까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두고 협상을 이어왔던 만큼, 시점이 미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상인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OK저축은행이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120만여 주를 약 132억원에 상환한다고 밝혔다. 남은 절반 역시 오는 12월 15일 상환하기로 합의됐다. OK저축은행이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고 상환 방식을 택한 것은 주가 하락이 결정적 이유로 꼽힌다. 발행 당시 주당 8333원에 매입한 RCPS를 현재 시세(2000원 이하)에 맞춰 보통주로 바꿀 경우, 주당 6000원이 넘는 손실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상인의 재무여력이다. 연내 총 232억원(원금 200억원, 이자 32억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회사는 3년째 적자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도 86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손실 규모는 무려 2151억원에 달했다. 자회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자금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환 결정을 내린 OK저축은행의 의중에 관심이 쏠린다. 3년 전 상상인은 자회사 상상인선박기계의 재무개선을 위해 OK저축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고, 당시 발행된 RCPS는 10년까지 상환 청구가 가능했다. 하지만 만기가 도래하자 곧바로 회수를 택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계약 조건에 따라 투자수익을 내고 원금을 회수한 것”이라며 “주식 전환 필요성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만약 전환권을 행사했다면 OK저축은행은 지분율 5.8%를 확보해 3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지분율 확대 대신 현금 회수를 택하면서, 상상인과의 관계는 한층 복잡해졌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 이어진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협상과도 맞물리며 금융권의 해석을 낳고 있다.
상상인은 공시를 통해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상환 및 소각을 진행해 자본금 감소는 없다”고 밝혔지만, 적자 구조 속에서 대규모 현금 유출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금융권에서는 “OK저축은행이 협상 과정에서 상상인의 불안정성을 간파하고 조기 정리로 선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상상인 재무구조에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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