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수길 대표 국감 질의로 드러난 지배구조 리스크
플랫폼 기업 SOOP(옛 아프리카TV)가 회계처리 위반으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으며 ESG 지배구조 등급까지 ‘C’로 떨어졌다. 단순한 회계 오류가 아니라 플랫폼의 구조적 취약성, 내부통제 부실, 대표 개인 중심의 지배구조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서수길 대표가 플랫폼 운영 관리 책임으로 질의를 받으면서, 기업 전반의 감독·책임 체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SOOP의 광고 매출 회계 방식이었다. SOOP은 광고주와 스트리머를 매개하는 ‘대리인(agent)’ 구조임에도 광고비 전액을 자사 매출처럼 총액(gross)으로 인식해 왔다. 광고비 대부분이 스트리머에게 지급되는 구조에서 플랫폼은 수수료만 매출로 인식해야 하는 ‘순액(net)’ 방식이 원칙이지만, 회사는 장기간 총액 인식을 유지하며 외형을 크게 보이도록 처리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회계기준의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한 사례”로 판단하며 ▲과징금 14억9000만 원 ▲3년간 감사인 지정 ▲전 대표·전 재무임원 개인 과징금 등의 강도 높은 제재를 내렸다.
이는 단순 실무 오류를 넘어, 내부통제와 감사 기능이 구조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제재는 즉시 ESG 평가에 반영됐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SOOP의 지배구조(G) 등급을 기존 B에서 C로, 통합 ESG 등급 역시 C로 하향 조정했다. 환경(E)·사회(S) 부문은 유지됐으나, 회계제재는 곧 지배구조 리스크를 뜻하며 이사회·감사·내부감시 기능의 실효성 부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조치였다.
이어진 국정감사에서는 플랫폼 운영에 대한 책임 문제가 서수길 대표에게 직접 제기됐다. 서 대표는 출석하지는 않았지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BJ 방송으로 인한 지역사회 갈등, 고액 후원 및 사행성 논란, 콘텐츠 관리 부실 등에 대해 공식 질의를 받았다. 특히 부천역 일대 BJ 방송으로 인해 주민 불편, 상권 피해, 경찰·지자체 순찰 강화, 광장 구조물 철거 논의까지 이어진 사실은 국회가 플랫폼 운영을 공공 관리 영역으로 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SOOP 측은 국감 보고에서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국회는 실제 현장에서 신고·제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플랫폼의 사적 운영방식이 지역사회, 청소년 보호, 공공 안전문제로 확장되면서 플랫폼 운영 책임이 경영진에게 직접 귀속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지배구조 자체의 구조적 취약성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SOOP의 최대주주는 서수길 대표가 85% 이상을 보유한 쎄인트인터내셔널로, 직접 지분은 크지 않지만 사실상 단일 오너 체제에 가까운 지배력을 행사해 왔다.
대주주 중심 구조는 감사·내부통제 기구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으며, 이번 회계제재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다시 부각시킨 사건이었다.
더욱이 SOOP을 둘러싼 지배구조 리스크는 이번 사건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2016년 서수길 대표 욕설 영상 파문, 2017년 인기 BJ ‘대도서관’ 방송정지 논란에서 비롯된 플랫폼 갑질 논쟁, 그리고 반복적으로 제기된 선정성·폭력성 콘텐츠 관리 부실 문제는 모두 플랫폼 운영과 경영진 리더십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로 평가돼 왔다. 이번 회계제재와 국감 질의는 이러한 과거 이슈들이 일회성 논란이 아닌, 지배구조 전반의 취약성이 누적된 결과임을 다시 확인시킨 셈이다.
결국 SOOP이 맞닥뜨린 회계 리스크 → ESG 등급 추락 → 국감 질의라는 흐름은 플랫폼 기업의 구조적 취약성과 지배구조 실패를 동시에 드러낸 사건이다.
후원·광고 중심의 불투명한 수익모델, 대리인 구조의 왜곡된 회계 인식, BJ와 플랫폼 간 권한 비대칭, 대표 개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지배구조 등 복합적 문제가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태는 플랫폼 기업이 “단순한 중개자”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던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투명한 회계, 실효적 내부감시 기능, 지역사회와의 갈등 조정, 대표 중심 지배구조 개선 등 플랫폼 거버넌스의 전반적 재정비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SOOP 사태는 언제든 다른 플랫폼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본지는 이번 회계제재·ESG 등급 하락·국감 질의와 관련해 SOOP 측에 공식 입장을 문의했지만, 마감 시점까지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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