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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김치는 김치라기 보다는 김치 샐러드"

  • 박지민 기자
  • 입력 2021.05.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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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간 김치 연구에 매진한 차의과학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박건영 교수는 최근 “맛과 건강 측면에서 최고의 김치를 원한다면 간수를 뺀 천일염을 이용해 배추를 절이되 김치의 소금 농도는 2.5% 수준을 유지할 것”을 주변에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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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김치 전도사’로 통하는 박 교수는 경기도 지역협력센터(GRRC) 사업 지원을 받아 소금 자체는 비만을 유발할 수 있지만 소금으로 절인 김치는 오히려 비만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그는 김치의 웰빙 효과를 ‘프렌치 패러덕스’(French paradox, 고기를 많이 먹는 프랑스인의 심장병 사망률이 미국ㆍ영국 등 다른 서구인보다 낮은 것은 와인을 즐겨 마시기 때문이란 주장)에 빗대 ‘코리안 패러덕스’(Korean paradox)라고 표현한다. 한국인의 비만 상태가 서구인보다 상대적으로 덜 심각한 것은 김치 덕분이란 것이다. 

 

소금 자체는 혈압 상승ㆍ비만 등 건강상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소금으로 절인 김치는 기능성이 우수해 부정적인 효과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이 박 교수의 평가다.

 

박 교수는 “김치는 코리안 패러덕스의 주역이지만 소금 사용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눌려 김치의 웰빙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하루 소금 섭취 제한량은 5g이다. 박 교수는 이 제한량이 과도하게 낮다고 여긴다. 지나친 소금 섭취 억제는 오히려 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어 하루 7∼14g의 소금 섭취가 적당하다는 주장이 서구에서 나오고 있다.

 

박 교수는 “김치의 염분 농도가 최근 몇 년 새 너무 낮아져 안타깝다”며 “(저나트륨ㆍ저염이 강조되면서) 김치의 소금 농도가 기존 2.5%에서 1.5%까지 떨어져 김치라기보다 김치 샐러드에 가까워졌고 맛도 별로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아도 김치를 잘 먹지 않는 아이에게 맛이 떨어지는 저염 김치는 ‘천덕꾸러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팀은 최근 김치의 소금 농도를 달리해 소금이 김치의 숙성 기간과 유산균 등 미생물 수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배추를 각각 1.5%ㆍ2.5%ㆍ3.5%의 소금으로 절인 뒤 발효시켜 세 종류의 김치를 만들었다.

  

1.5% 소금으로 담근 김치는 냉장 온도에서도 1∼2주 만에 다 익었다. 2.5% 소금으로 담근 김치는 3주째 익었으나 3.5% 소금으로 담근 김치는 4주가 돼서야 숙성됐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인 유산균 숫자도 2.5% 소금으로 담근 김치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김치 맛을 좋게 하는 유산균인 류코노스톡(Leuconostoc)과 바이셀라(Weisella)의 점유율이 2.5% 소금으로 담근 김치에서 최고치(49.6%)를 기록했다. 


3.5% 소금으로 절인 김치의 류코노스톡ㆍ바이셀라 점유율은 28.4%로 가장 낮았고, 1.5% 소금으로 담근 김치는 39.2%였다. 

 

박 교수는 “2.5% 소금으로 담근 김치에 맛을 좋게 하는 유산균이 가장 많았고 3.5% 소금으로 담근 김치엔 유산균이 아닌 남세균이란 잡균의 점유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한편 과거에 한국인은 김치를 하루에 100∼400g이나 섭취했다. 요즘은 60g으로 줄었다. 스낵 과자 한 봉지를 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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