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라루스 ‘위험 제품’ 판정 사태로 드러난 K-푸드 현지화의 민낯
전 세계적으로 ‘불닭’ 신드롬을 일으키며 K-푸드의 전성기를 이끄는 삼양식품이 최근 해외 현지 식품 규제와 충돌하며 잇따른 ‘글로벌 잔혹사’를 쓰고 있다.
최근 벨라루스 보건당국이 불닭볶음면을 ‘위험 제품’으로 판정하고 판매 금지 및 회수 조치를 내린 사건은, 급격한 수출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조치의 표면적인 이유는 식품 첨가물인 ‘리보플라빈(E101)’의 사용이다.
벨라루스 당국은 해당 성분이 "라면 제품군 생산에 허용되지 않은 첨가물"이라며 유라시아경제연합기술 규정 위반을 근거로 즉각적인 시장 퇴출을 명령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은 본지 질의를 통해 “리보플라빈은 유해 물질이 아니라 비타민 B2이며, 유라시아 연합 규정상 일반 식품에 사용 가능한 안전한 성분”이라며 유해성 논란에 선을 그었다.
특히 러시아 등 정식 수출국에서는 ‘인스턴트 마카로니’ 분류에 따라 적법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가별 품목 분류 차이에서 발생한 행정적 해석의 차이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성분의 유해성 여부가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규제 대응 정밀도’에 있다.
삼양 측은 벨라루스가 직접 수출국이 아니며 러시아 유통상에 의한 ‘비공식 유입’이라는 점을 내세웠으나, 이는 역설적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통제권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인접 국가 간 물동량이 자유로운 유라시아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러시아 기준에는 맞지만 벨라루스에서는 허용되지 않는규정의 틈새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점은 안일한 리스크 관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러한 규제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덴마크에서는 캡사이신 함량이 ‘급성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리콜 조치를 받았고, 미국과 중국에서는 성분 표시 누락 등 기초적인 라벨링 오류로 인한 통관 부적합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어 왔다.
과거 유럽 시장에서 에틸렌옥사이드(EO) 대사산물 검출로 전량 회수 조치된 전례까지 더해지면, 삼양식품의 글로벌 성공 이면에는 ‘규제 대응 미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고 있다.
결국 삼양식품이 내놓은 “비공식 유통이며 무해한 성분”이라는 해명은 기술적으로는 사실일지 모르나, ‘위험 제품 등록’이라는 낙인으로 입은 브랜드 가치 하락까지 정당화해주지는 못한다.
불닭이 K-푸드의 상징적 브랜드로 영속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매운맛’의 현지화를 넘어 각국 식품 행정 절차를 완벽히 장악하는 품질 컨트롤 타워의 고도화가 절실하다.
한국의 기준이 곧 세계의 기준은 아니라는 냉혹한 사실을 직시하지 않는 한, 불닭의 화려한 질주는 언제든 규제라는 찬물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경고를 이번 벨라루스 사태는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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