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식물성 단백질 섭취보다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인식은 오해”란 주장이 국내 학계에서 나왔다.
최근 온라인 학술모임으로 열린 제2회 ‘유청 단백질 포럼’에서다. ‘유제품 단백질과 환경’이란 주제로 발제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박태균 대표는 “우유 단백질 등 동물성 단백질 소비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잘못”이며 “동물성 단백질 생산 과정에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을 높인 미국의 낙농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낙농업이 환경 지속 가능성과 관리에 대한 오랜 경험을 토대로, 물 발자국ㆍ탄소 발자국 등 환경 발자국을 대폭 줄인 성과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선 2017년 우유 1갤런(3.79ℓ) 생산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2007년보다 30% 감소했다. 토지 사용량은 21%, 탄소 배출량도 19% 줄었다.
젖소 등 소에선 지속 가능한 환경을 돕는 우분(牛糞) 비료로 얻는다. 미국의 일부 축산 농장은 천연 비료를 사용하며, 혐기성 소화조를 사용해 우분을 가치 있는 에너지로 전환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반추(되새김질) 동물인 젖소는 감귤ㆍ펄프ㆍ면실ㆍ아몬드 껍질 등 식품 부산물을 포함해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식물을 4개의 위(胃)로 소화한다. 이는 식품 생산으로 인한 폐기물이 매립지로 가는 대신 건강에 이롭고 맛있는 우유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
낙농업은 온실가스(GHG) 배출과 관련이 있으며, 모든 온실가스의 배출원이 환경에 같은 영향을 미친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젖소가 배출하는 메탄은 약 12년이 지나면 대기 중에서 분해된다. 수백년에서 수천년까지 대기 중에 계속 축적되는 자동차 배출 가스인 이산화탄소와는 완전히 다르다.
박 대표는 “미국 낙농업계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과거보다 적은 자원으로 우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고품질 사료 제공, 열 스트레스 감소, 가축 유전학 개선 등 기술 발전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결과 미국 젖소의 우유 생산 능력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 현재 미국에서 젖소 한 마리의 우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만800㎏이다.
1970년 하루 평균 생산량인 4,400㎏의 두 배 이상을 생산하는 셈이다. 젖소 마리당 우유 생산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인 덕분에 미국산 우유의 갤런당 평균 탄소 발자국은 세계 평균보다 50% 가까이 낮아졌다.
동물성 단백질의 하나인 유제품 단백질(유청 단백질ㆍ우유 단백질)은 가공 과정에서 가공 보조제를 사용하지 않고, 여과 등 물리적인 방법을 통해 생산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 대표는 “콩ㆍ감자ㆍ캐놀라ㆍ완두콩ㆍ아몬드 등 일부 식물 단백질의 추출을 위해선 가공 과정에서 화학물질인 가공보조제 사용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유제품 단백질 제조 과정에선 가공 보조제를 쓰지 않고 여과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단백질을 분리하므로 ‘클린 라벨이며 환경친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제품 단백질 가공 공정에선 락토스ㆍ미네랄ㆍ유청 크림 등 부가가치가 큰 다양한 연산품을 얻을 수 있다. 이용가치가 큰 만큼 식품 폐기물의 양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박 대표는 “충분한 양의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토지 면적ㆍ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유제품 단백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식물성 단백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며 “영양상의 측면에선 유제품 단백질과 콩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지만, 다른 대부분의 식물성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이 하나 이상 부족하거나 몸에서 필요로 하는 양보다 부족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축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과 꾸준한 노력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면서 우유 생산성을 대폭 높인 미국 사례를 정밀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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