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의 하위계통인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검출 비중이 늘어가면서 유행 정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로 전환된 유럽 등에서는 최근 스텔스 오미크론이 재확산되면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지난주나 이번주 정점을 예상했지만, 전파력이 오미크론보다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 비중이 커지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한 상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중 BA.2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확진을 인정하게 되면서 유행 정점까지 기간이 지연되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국외 감염사례의 대부분이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고, 세부 계통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에서 전파력이 보다 높은 BA.2의 검출률이 국내 사례에서는 41.4%, 해외 유입사례에서는 56.9%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3월 3주차 국내 주요 변이바이러스 중 오미크론의 검출률이 99.99%로 사실상 100%에 달했다. 그 중 스텔스 오미크론의 검출률은 최근 4주동안 10.3%→22.9%→26.3%→41.4%로 빠르게 상승 중이다. 해외유입 사례에서도 BA.2 검출률은 56.9%로 절반을 넘긴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유형은 BA.1, BA.1.1, BA.2, BA.3 등 4개로 나뉘는데, 스텔스 오미크론은 이중 BA.2를 말한다. 흔히 오미크론으로 부르는 BA.1보다 전파력이 30% 높으나 중증도나 입원율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알려졌다. BA.2는 발견 초기에 PCR 검사로 변이 구분이 어려워 '스텔스 오미크론'이라는 별명이 붙었으나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진단키트로 판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완화 조치를 이미 시행 중인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대다수 국가에서 BA.2 변이 비중이 커지면서 환자 발생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영국의 경우 지난 1월 초 유행이 꺾이면서 지난달부터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했으나, 최근 BA.2 변이 점유율이 83.3%까지 오르면서 2주 연속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마찬가지로 1월 중하순께 정점에 도달한 이후 대부분의 방역수칙을 해제했으나, 최근 1주간 확진자가 직전주 대비 20%가량 늘었고, 독일도 BA.2 변이 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최다 발생 기록을 경신하는 상황이다.
정 청장은 "(BA.2의 특성상) 전파를 시킬 수 있는 기간이 0.5일 정도로 더 짧아 전파력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유행 규모와 정점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오미크론 유행이 지난 다음 BA.2가 재유행하는 양상을 보이는 해외 사례와 달리 국내에서는 오미크론 유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BA.2로 점유율이 변경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3월 3주차(3.13∼19) 코로나19 위험도는 3주 연속 전국, 수도권·비수도권 모두 '매우 높음'으로 평가됐다.
지표별로 보면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65.9%로 직전주 61.9%보다 4.0%포인트 늘면서 70%에 근접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63.5%, 비수도권 71.4%로 비수도권 지역 곳곳에서는 이미 80%를 넘긴 곳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주 일평균 확진자는 40만4천616명으로 40만명을 넘었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서 직전주 대비 확진자가 각각 40.4%, 44.1% 증가했다.
주간 감염 재생산지수도 전국 기준 1.29로 지난 1월 둘째주 이후 8주 넘게 1 이상을 웃돌고 있다.
확진자 중 '감염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60세 이상 연령층의 비중은 직전 주 16.2%에서 17.8%로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감염자 숫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대상이 아닌 0∼9세가 1천365명으로 가장 높았다.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는 직전주 대비 11.8% 늘어난 985명이며, 사망자는 1천957명으로 직전주(1천348명) 대비 45.2% 증가했다.
당국은 최근 백신 접종률이 답보 상태를 보이는 상황에서 요양병원·요양원에서의 집단감염 사례와 60세 이상 고령층, 기저질환자, 미접종자 등 취약계층에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실제로 최근 한달간 (2.13∼3.12)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만 523건의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관련 확진자만 2만2천48명에 달한다.
최근 1주간(3.13∼17) 발생한 사망자 1천835명의 사망 장소를 살펴보면 의료기관이 1천147명(62.5%)으로 가장 많았고, 요양병원·요양원이 647명(35.3%)으로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 41명(2.2%)은 기타 장소로 분류됐다.
방역당국은 BA.2의 빠른 확산세에 더해 이날부터 사적 모임 인원을 기존 6명에서 8명으로 늘리기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새학기 등교 확대 등이 유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청장은 확진자 폭증에도 거리두기 조치를 소폭씩 완화하는 것과 관련해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시점에는 이미 많은 노출이 발생한 이후"라며 "거리두기만으로는 지금의 유행을 통제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누적 확진자 규모가 인구 대비 20%, 1천만명을 넘어서야 유행 정점에 도달한다는 예측에 대해서는 "20%라는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확진자를 발견해내는 검진율, 자연면역 보유율, 예방접종률 등을 복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단순하게 인구 대비 확진율로만 정점 시기를 예상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최근 40만∼60만명대를 오르내린 신규 확진자가 이날 20만명으로 떨어진 데 대해선 '주말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전에 선별진료소 등에서 주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시행했을 때는 주말에도 운영을 했었지만, 지난 14일부터 의료기관 신속항원검사 비율이 높아지고 있고 상당수 병원이 주말에 진료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이 통계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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