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되는 한국식 나이 계산법이 빠르면 오는 23년부터 바뀔 것으로 보인다. 만 나이로 일괄 적용될 경우 전 국민의 나이가 최대 두 살까지 어려질 수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이용호 간사는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법적·사회적 나이 계산법이 통일되지 않아 국민들이 사회복지서비스 등 행정서비스를 받거나 각종 계약을 체결 또는 해석할 때 나이 계산에 대한 혼선·분쟁이 지속돼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해 왔다"고 밝혔다.
나이가 0살에서 시작하지만, 생일이 지나야 한 살 늘어나는 만 나이, 해가 바뀌면 무조건 한 살 더 먹는 연 나이가 있다. 한국식 나이인 '세는 나이'와 국제 통용 기준인 '만 나이', 현재 연도에서 출생연도를 뺀 '연 나이'가 모두 통용되고 있어 혼란이 일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법적으로도 논란에 빠진 바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에서 규정된 56세를 원심은 '만 56세'로 해석했으나, 대법원은 '만 55세'로 해석해 분쟁이 6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백신 당일 예약 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예방접종을 권장하지 않는 '30세 미만'의 해석과 관련해 일선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인수위는 우선 민법 및 행정 기본법에 '만 나이' 계산법 및 표기 규정을 마련해 법령상 민사·행정 분야의 '만 나이' 사용 원칙을 확립한 다음 현재 '연 나이' 계산법을 채택하고 있는 개별법의 정비도 추진할 예정이다.
민법에 '만 나이' 적용 원칙이나 표기 방법을 명문화하는 방안, 행정기본법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정책을 수립하거나 공문서를 작성할 때 '만 나이'만을 사용하고 국민에게 '만 나이' 계산법을 적극적으로 권장·홍보할 책무를 규정하는 방안 등이 있다.
법제처는 내년까지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올해 안에 행정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인수위 측은 전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후보 당시 '만 나이' 기준 통일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용호 간사는 "'만 나이' 사용이 일상생활에서 정착되면 특정 연령을 기준으로 법령이 적용되거나 행정·의료서비스가 제공될 때 국민들의 혼란이 최소화되고 국제관계에서도 오해가 발생하지 않으며 각종 계약에서 나이 해석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사라져 법적 분쟁이나 불필요한 비용이 크게 감소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법적으로는 대부분 만 나이로 하는 것으로 법률전문가는 돼 있지만, 국민 의식이 문제인데 아직도 만 나이가 법적으로 맞는다는 인식이 덜 돼 있다"며 "청소년 관련법이나 병역 관련 법들에 연 나이가 들어있는 경우가 있다"고 부연했다.
박순애 인수위원은 "개별법을 다시 만들면 비용이 수반돼서 민법과 행정 기본법 안에 나이 규정을 넣는 게 현재로는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내년 초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아 전 의원은 만 나이를 적용할 경우 12월 출생자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 자격과 대학 신입생의 음주 등 부수적 문제와 관련해 "생일이 안 지나면 못 가고 생일이 지나면 갈 수 있으면 만 나이로 하면 조금 그렇다"며 "세부적인 그런 법들을 개정해야 하거나 청소년 관련한 내용은 전문가 의견을 받아서, 무조건 당사자한테 유리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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