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한은 \"당분간 5%대 물가 유지될 것\"
물가 상승 속도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지난 2월만 해도 3%대 후반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5%대 중반까지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내수 경기 회복으로 6%대 물가 상승률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는 관망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물가를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억지로 급하게 끌어올릴 경우 경기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2008년 8월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시 상승률은 5.6%에 달했고 지난 5월 상승률은 5.4%로 불과 0.2%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상황만큼 현재 물가에도 거품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2월까지 3%대 후반 수준을 기록했지만 3월 4.1%, 4월 4.8% 두 달동안 4%를 상회하면서 바로 5%대 중반대까지 급등했다. 시장이 불안하다는 반증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로 지난해 5월과 비교해 5.4% 상승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은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이 8.3% 오르면서 상승세를 주도했다. 외식 등 개인서비스 품목도 5.1%로 상승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4% 중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의 기여도가 각각 2.86%p, 1.57%p로 두 품목 비중이 82%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5월 소비자물가지수를 견인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세계 경제 공급망이 불안해지면서 누적된 재료비가 상승하고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회복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공급은 불안하고 수요는 늘면서 가격은 상승하는 상황이다.
지난 달 오름세가 주춤하던 농축수산물 물가 역시 4.2%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무섭다. 곡물가와 가축 사료비 인상에 맞물려 외식이나 음식 소비가 늘면서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가운데 고환율에 따른 수입가격 상승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물가의 주요 지표가 되는 생활물가 중 전기와 가스, 수도요금까지 물가 오름세에 올라탔다. 한국전력공사는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했지만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는 이미 지난 달부터 인상했다. 도시가스 요금 역시 4월과 5월에 연달아 올리면서 가계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최소 5% 수준을 유지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내달 물가가 전월 대비 -0.4% 이상이 나오지 않는 한 5%대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물가상승에 대한 위기감은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당분간 5%대 물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고물가 원인으로 손꼽히는 주요 변수들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폭등한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추가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마땅한 대책이 나와있지는 않다. 한국은행은 3일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5월에 이어 6~7월에도 5%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하락할 수 분위기가 아니며 글로벌 공급망도 당분간 회복될 조짐은 없어 보인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외식이 늘고 음식값이 오르면서 덩달아 물가도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지만 인위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다.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대통령실 출근길에 '지방선거로 국정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많다'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경제위기를 비롯한 태풍의 권역에 우리 마당이 들어가 있다"면서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해 정부가 물가 상승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BEST 뉴스
-
다이슨, ‘프리미엄’만 남고 서비스는 어디에?…
70만~90만원대에 판매되는 다이슨 헤어·청소기 제품의 A/S 지연 문제가 수년째 반복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다시 폭증하고 있다. 한국에서 다이슨은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이지만, 본사 구조·서비스 인프라·예산 배분 등 전반에서 “판매 중심·마케팅 중심의 운영”이 지속돼 왔다는 구조적 ... -
로완, 경도인지장애 환자용 디지털치료기기 ‘슈퍼브레인 DEX’ 식약처 허가
㈜로완(대표 한승현·강성민)이 개발한 디지털 치료기기 ‘슈퍼브레인 DEX(SuperBrain DEX)’가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경도인지장애(MCI)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최대 규모 확증 임상시험을 근거로 허가된 디지털치료기기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
‘2025~2026 고객 선호도 베스트 골프장 22곳’ 발표
골프 전문 미디어 골프저널이 주최·주관한 ‘2025~2026 고객 선호도 베스트 골프장 시상식’이 3일 아시아나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 1층 정원룸에서 열렸다. 사진=가누다 제공 골프 발전과 골프 대중화를 도모하기 위해 2023년부터 ‘고객 선호도 베스트 골프장’ 선정 행사를... -
겨울에도 ‘얼죽동’! 농심, 배홍동 윈터 프로모션 실시
농심이 겨울 시즌을 맞아 비빔면 브랜드 ‘배홍동’의 윈터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이번 프로모션 테마는 ‘얼어 죽어도 배홍동(얼죽동)’으로, 추운 겨울에도 차갑고 시원한 음식을 즐기는 트렌드에 맞춰 겨울에 즐기는 배홍동의 매력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배홍동비빔면 윈터 프로모션 패키지 이미... -
동일 사양·비슷한 성능… LG 노트북, 삼성보다 35만 원 더 비싸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출시된 인기 노트북 5종을 비교한 결과, 주요 성능은 제품별로 장단점이 있으나 동일 사양(226V CPU·16GB 메모리·512GB 저장장치 기준) 모델 중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35만 원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올해 출시한 5개사 주요 노트북 성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
겨울철 난방용품 화재 급증… “과열·제품 손상, 절반이 화재 위험”
본격적인 한파를 앞두고 겨울철 난방용품 사용이 늘면서 화재·과열 사고가 잇따르자, 한국소비자원(원장 윤수현)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가 6일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두 기관은 최근 5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주요 난방용품 8개 품목 관련 위해사례를 정밀 분석한 결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