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내 전자기기 사용이 늘면서 전자파 위해성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맞춰 ‘전자파 차단’을 표방한 원단, 모자, 담요, 필름 등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실제 차단 성능은 온라인 상품정보에 기재된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전자파 차단 효과를 내세운 제품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국립전파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시험·검사를 진행한 결과, 시험 대상 7개 제품 모두 실제 전자파 차단 성능이 표시·광고 내용과 차이가 있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시험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된 것으로, 전자파 차단을 표방한 4개 품목 7개 제품을 대상으로 전기장과 자기장 차단 성능을 각각 측정했다. 전자파는 주파수에 따라 고주파와 저주파로 나뉘며, 소비자가 기대하는 ‘전자파 차단’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기장과 자기장을 모두 차단해야 한다.
시험 결과, 60㎐ 저주파 대역에서의 자기장 차단율은 7개 제품 모두 2~38% 수준에 그쳤다. 반면 5㎓ 고주파 대역에서의 전기장 차단율은 일부 제품이 79~93%로 비교적 높았으나, 2개 제품은 7~13%에 불과했다. 제품별로 차단 성능의 편차가 컸고, 특정 전자파 성분만 제한적으로 차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전자파 차단 모자(비니형)’ 1개 제품은 전기장과 자기장 모두에서 차단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을 포함한 시험 대상 제품들은 온라인 상품정보에 ‘전자파 차단’이라는 포괄적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가 전기장과 자기장을 모두 차단하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판단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해당 제품에 대해 판매 중지를 권고하고, 나머지 6개 제품에 대해서도 전자파 차단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상품정보에 명확히 표시하도록 시정을 권고했다. 관련 업체들은 모두 이를 이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소비자원과 국립전파연구원은 앞으로도 전자파 차단 효과를 표방하는 제품에 대한 검증을 지속하고, 생활제품 전반의 전자파 발생량을 측정해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전자파 차단이라는 표현만으로 제품 성능을 단정하기보다는, 어떤 전자파를 어느 정도 차단하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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